‘시크릿 허즈밴드’는 작은 인연을 이어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소설이다.

표지

처음 제목을 봤을 땐 뭔가 비밀스런 사연이 있는 남자와의 로맨스를 그린 소설인 줄 알았다. 그랬다가, 영문 제목이 ‘Secret Husband’가 아니라 ‘Secret Her’s Band’인 것을 보고 ‘아, 비밀스럽게 음악 밴드 활동을 하는 이야긴가 보다’하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는데, 막상 소설은 처음 생각에 가까워서 좀 당혹스러웠다.

의아한 제목 못지않게 이야기 전개에서도 중요한 부분들에 꽤 허술한 점들이 많이 보인다. 비교적 가볍다고 할만한 접촉사고에 무려 기억상실까지 잃으킨다는 것도 그렇고, 생면부지의 사람을 선뜻 혼자 사는 집에 덜컥 들여놓는다거나, 모든 것이 크게 어그러질 수도 있었을 때 그것을 틀어막는 것도 그리 현실성(실제로 그럴듯함)이 없다. 어쨌든 대외적인 문제가 남아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어떻게 하지 못할 문제들이 이어질 것임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벌과 투닥거림이나 직장에서의 일, 때에따라 이랬다 저랬다하는 주인공의 인간관계라던가, 기타 인물들(특히 제니스)의 행동 역시 잘 이해되지 않는 의아함을 남겨 마뜩지 않다.

이는 저자가 그것들을 확실하게 해소하지않고 은근슬쩍 넘기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런 점이 이 소설을 다소 비현실적이고 주로 낭만적이며 세세한 서사와 짜임보다는 전체 흐름과 둘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걸 알게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꽤 볼만했는데, 나름 분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막히는 부분없이 잘 읽히기도 할 뿐더러 주인공인 ‘진미’를 중심으로 마치 운명처럼 엮여있는 인연과 인간관계, 그리고 여러 일들을 겪으며 발전해가는 두 사람의 로맨스가 나름 잘 그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장면 묘사나 이야기 전환이 마치 TV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시각적이고 흥미를 잘 유지한다. TV드라마의 극본 작가라서 확실히 그런 쪽에선 강점을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너무 꼼꼼하게 따지기 보다는 적당히 가볍게 볼만한 로맨스로는 나쁘지 않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