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끝에서 만나’는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철학적인 소설이다.

표지

솔직히 썩 잘 읽히는 소설은 아니다. 별로 친절하게 쓰여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현도’를 1인칭 화자로 진행하는 이 소설은 이야기에서 현도가 그러는 것처럼 독자를 좀 혼란스럽게 한다. 단지 이들 사이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을 것이라는 걸 넘어서 이게 대체 뭐지 싶은 생각이 들게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 시점이나 환경의 변화를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일부러 오해의 여지를 남긴 이런 구성은, 내용에서 뿐 아니라 소제목까지 일부는 그렇게 해논 걸 보면, 작가가 일부러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현도에게 한껏 이입해서 그와 함께 혼란스러워하라고 말이다. 그런 점에서는 대단히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의 회상을 통해 명백한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지만, 저자는 현재를 모호하게 그림으로써 현재와 과거도 뒤썩여 보이게끔 만들기도 했는데 이것이 주인공의 정신 상태와 더불어 소설을 좀 몽환적으로 읽히게도 한다.

이런 감상은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는데, 책 소개에서 전체적인 구성이나 배경을 어느정도 밝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좀 의아하기도 했다. 그런 효과를 의도한 거라면 책 소개에서도 감췄어야 하지 않나 싶고, 반대라면 굳이 그걸 생략하고 이런 구성을 할 필요가 있었나 싶어서다. 소설이 외부에서 정보를 얻게 만드는 방식을 좋아하지도 않아서 뭔가 좀 어긋났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주인공이 과거에 겪었던 일이나 그가 벌였던 일들을 통해 인간의 선택과 욕망의 근원을 쫒고 그를 통해 일종의 구원을 그려내려는 것이나, 설정상으로 좀 이상한 면도 있으나 거기에 가상현실을 이용한 것도 꽤 흥미롭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