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인어공주가 변호사를 만난다면’은 생활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문화예술과 관련한 법 조항과 해석을 살펴보는 책이다.

표지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역시나 ‘chapter 1’이다. 우리가 단순히 이야기로만 소비하고 상황을 단순화해서 형편좋게 받아들여왔던 것들이 실제 상황과 법리라는 것을 만났을 떄는 어떻게 해석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부분을 꽤 잘 만족하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것은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하여 이후 챕터들에도 흥미를 갖게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반대로 워낙에 인상이 강하고 특별한 주제였던지라 그 이후 챕터부터는 흥미도 조금 덜하고 느낌도 꽤 달라 다른 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아예 이 주제 하나만으로 책을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운 이유다.

그러나 반대로, 다양한 상황을 다룸으로써 여러 경우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다. 개중에는 개인적으로도 궁금하거나 이렇지 않을까 생각하던 주제도 있었는데, 그것을 법리로는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다.

이 책은 본디 ‘올댓아트’의 인터넷 칼럼 중 하나인 ‘백세희 변호사의 아트로(Art Law)’란 연재물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그렇다보니 태생적인 한계도 엿보인다. 각 주제마다 어느정도 분량이 정해져어 더 궁금해 할만한 또 충분히 파고들어볼만한 것들을 지나치기도 하고, 긍정하는 쪽과 부정하는 쪽을 모두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한쪽 편에서만 얘기하기 때문에 입장에 따라 다른 법 해석(정확하게는 양측에서 적용받으려고 주장하는 법)의 차이까지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이어지는 주제를 나눠서 연재했던 것도 그냥 그대로 실었기 때문에 중간에 어색하게 끊어지기도 한다.

단행본에서는 당초 연재본에서 이해를 돕기위해 사용했던 삽화들을 (아마도 저작권 문제로) 모두 제거하기도 했다. 대부분은 없더라도 본문을 보는데 크게 지장을 주지는 않는 것들이긴 하나 아무래도 문화예술을 다루는 것이다보니 삽화가 있었다면 더 보기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은 남는다.

어려운 법을 비교적 쉽게 썼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그런 지향에 인터넷 칼럼이었다는 것이 더해져 때로는 본문과 별 상관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나 말투가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만한 요소다.

칼럼 연재 당시에 화재가 되었던 것을 언급하는 것도 그대로 놔두었는데 연재본일때는 어땠을지 몰라도 책으로 보면 확실히 어색하다. 단행본을 낼 때는 그에 맞게 다듬는 작업을 쫌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