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다카히로(大井 隆弘)’, ‘이치카와 코지(市川 紘司)’, ‘요시모토 노리오(吉本 憲生)’, ‘와다 류스케(和田 隆介)’의 ‘세계 건축가 해부도감(世界の建築家解剖図鑑)’은 건축가와 그들의 작품을 담은 책이다.

표지

이 책은 일종의 건축가 인명 사전으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주요 건축가들과 그들의 활약, 대표 작품 등을 실었다. 그걸 시대별로 묶었을 뿐 아니라 각 장 내의 순서도 역시 시대에 따르도록 배치했는데, 그게 조금은 건축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역시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건축가들과 건축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는 거다. 보다보면 획기적이라 할만한 소재나 공법이 등장하기도 하고 전에 있었던 것을 조금씩 변형해 발전한 것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를 통해 건축물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나 당시의 건축 기술과 디자인적인 유행 같은것도 엿볼 수 있다.

조금씩 곁들인 건축사적 이야기도 꽤 재미있다. 건축가는 아니지만 고대의 건축에 대해 짧막하게 소개한 것도 좋았는데,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어떤식으로 변해왔는지, 또 그 배경은 무엇인지 같은 상당히 흥미롭기도 했다.

아쉬운 것은 생각보다 정보가 많지는 않다는 거다. 무려 64명이나 되는 건축가를 다루기 때문에 각각에 대해 자세히는 다루지 않으며 크고 중요한 내용을 소개하는 정도로만 간략히 다룬다. 그래서 ‘분석’이란 이름은 조금 무색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건축물에 대한 정보가 적은 것도 조금 아쉬웠다. 그건 물론 이 책이 건축 분석 도감이 아니라 건축가 분석 도감이기 때문이기는 하다만, 그래도 대표 작품에 대해서라도 좀 더 얘기해줬으면 좋았겠단 생각도 들었다. 도감인 것 치고는 간략하게만 담은 그림도 좀 아쉬웠다.

그래도 여러 건축가와 그들의 활약을 나름 잘 정리했고, 찾아보기 쉽게 건축가 뿐 아니라 작품명으로도 색인을 제공하는 것도 맘에 든다. 인명사전으로서는 꽤 괜찮은 편이다. 특히 기존의 ‘건축가 인명사전’(1997년 일본 출판물. 한국에는 발행되지 않음)과 달리 현대의 건축가들도 포함하고 있다고 하니 기존의 책을 보완하는 의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