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겐타로(佐藤 健太郎)’의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世界史を変えた新素材)’는 인간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소재 12가지에 대해 담은 책이다.

표지

인간은 소재의 발견과 함께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청기시대라고 이름 붙은 선사시대만 봐도 그렇다. 그만큼 각 소재가 당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만큼 의미가 컸다는 얘기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소재 12가지를 꼽고, 각각이 어떤 소재인지, 또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지 등을 간략하게 담았다. 그래서 과학적인 내용 뿐 아니라 역사적인 내용도 살펴볼 수 있다.

하고 많은 것들 중에서 왜 이 12가지를 꼽았는가는 책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책에서 꼽은 것들은 모두 역사를 크게 바꿔놓았던 것들, 현재 많이 쓰고 있는 것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외에도 여러 놀라운 소재가 있는 건 맞으나, 이것들을 그 하나로 꼽는데 이의가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읽기 편하고 흥미로워 재미있다는 거다. 소재를 소개하다보니 자연스레 화학적인 물질 구성 같은 나름 깊은 얘기도 한다만, 처음 볼만한 낯선 물질이나 구조, 현상에 대해서도 그게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잘 풀어서 설명했기에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다. 그렇게 어려운 말을 쓰지도 않았고, 용어도 하나씩 풀어서 잘 설명한 덕분이다. 삽화도 적절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여러 면들이 대중 과학서로는 참 잘 쓰지 않았나 싶게 한다.

일본인이 쓴 책이다 보니 각 소재에 대한 일본 이야기도 함께 버무렸는데 이건 좀 미묘했다. 일본인이 아니라면 딱히 더 흥미롭거나 관심이 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식의 덧붙임을 ‘일뽕’으로까지 해석할 것은 아니나, 그 장점은 일본 독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겠기에 아쉬움도 남았다.

그런만큼 한국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한국은 각 소재와 관련된 어떤 성취와 역사가 있는지, 한국에서 내는 출판물인만큼 추가로 덧붙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