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휘의 ‘태양의 그늘’은 일제강점기 말과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처음엔 두 집안의 결혼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한다. 이야기 만큼이나 글도 가벼워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라는 의구심도 들게할 정도다. 이런 일일 연속극 같은 분위기는 결혼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계속된다.
그런데, 일본이 항복하고 광복을 맞이하면서 오히려 이들은 고난에 휩싸이게 된다. 한국 전쟁이다. 밝은 봄같던 이야기도 본론으로 들어가 어두워지게 된다. 이 점은 오히려 일제강점기 때가 더 살기 좋았던 것처럼 비춰져 좀 의외였는데, 이 이야기의 중심이 일제강점기 때의 독립운동이 아니라 광복 후 벌어진 한국전쟁에 있기 때문에 그런 듯하다.1
보면서 좀 걸렸던건, 각각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잘 묶여있는것은 아닌 것 같다는거다. 등장 인물들의 관계나 됨됨이 등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겠지만, 없어도 상관 없을것 같은 이야기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는걸 보면 그렇기 때문에 남은 흔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좋은점은 꽤 무거운 이야기지만 어렵지 않게 죽 읽을 수 있다는거다. 이야기도 흥미롭다.
다만, 중간에 갑작스레 끊는듯한 급한 마무리는 썩 좋지 않았다. 본래 ‘태양은 잠들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썼던 초고를 3부로 나눠 그 1부를 낸게 이 책이라고 하더니 그 영향으로 조금 무리하게 찢다가 그렇게 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2, 3부를 기대한다.
위드블로그를 통해 리뷰를 위한 제품 비용 포인트백을 조건으로 구매해 읽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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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말 뿐 아니라 광복에 관한 이야기도 짧게 언급하고 지나가는걸 보면, 작가도 그렇게 생각하고 쓴게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