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그늘 3’은 시리즈의 3번째이자 마지막으로, 평우와 채봉이 고생해오면서 쌓았던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주변인들을 포함한 남은 사람들의 결말을 다룬다.

박종휘 - 태양의 그늘 3

총 3권을 통해 평우네는 한국 현대사에서 겪을 수 있는 고생이란 고생은 거진 다 겪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잃지 않는다. 그게 너무 대단해서 인간이 정말로 저럴 수 있나 싶기도 하다. 전쟁도 막 거쳤고, 그 와중에 여러 오해와 피해를 겪었으며 목숨까지도 위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성인의 전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게 한다. 이게 마지막 결말 부의 진행도 어느 정도 그럴 수 있겠거니 싶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나 비현실적 이어 보인다. 이는 그들만도 조금 과하다 싶은데, 심지어는 그들이 만나는 다른 사람들도 이상하리만치 착하거나 이상적인 행동을 보여 더욱 그렇다. 인간이 그렇게 양심적이고 비합리적이던가. 합리적으로 이기적이어서 필요하다면 살인도 서슴지 않게 합리화하는 게 인간 아니던가.

지나치게 인간을 믿고 나라를 믿고 선을 믿는 이야기는 지나치게 바라는 이상을 그려낸 것 같았다. 실제 역사를 곁들여 이야기를 진행했음에도 이 소설이 반쯤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강풀 - 26년, 29화 돌아오지 않는 봄 中

1, 2권도 그랬지만 3권도 세세한 묘사 보다는 이야기의 흐름 설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때때로 뭔가 급박하게 진행된다는 느낌이 든다. 중간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어 더욱 그렇다. 짧은 권수안에 많은 얘기를 담아내다 보니 그렇게 된 건가 싶기도 하다.

문장의 대상이나 이야기의 중심이 갑자기 바뀌는 등 문장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도 아쉽다. 물론 그렇다고 흐름을 놓치게 된다거나 내용 이해에 지장이 있다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읽다가 걸리는 건 좀 그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재미있게 봤다. 개인적으로 소설이란, 그게 어떤 의미나 내용을 담고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일단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꽤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

책에서 다룬 현대사 얘기는 가상의 인물들이 섞여 있기에 정사가 아니고 언급도 간략하게 하는 편이라 그냥 배경 설명 정도에 그치는데, 언젠간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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