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은 꽤 분명한 주제의식을 담은 여섯 개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표지

딱히 일관된 주제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뤄보고 싶다,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제로 쓴 소설들을 모은 소설집인만큼 수록작들은 모두 서로 다른 청소년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 중 어떤 것도 가벼운 것이 없다. 굳이 비교하자면 그래도 경중이 있지 않겠느냐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워낙에 해당 문제는 닥침 사람이나 상황에 따르는 것들이어서 어떻게 경중을 따지기 어렵다. 그만큼 다뤄야 할 주제라는 점에 공감할 수 있다는 말이다.

표제작이기도 한 ‘숏컷’은 최근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인 페미니즘과 함께 개인의 사생활, 잊혀질 권리, SNS 폭력 등을 다루고 있어 과연 이것들을 어떻게 다뤄낼지 궁금했다. 처음에는 다소 수동적이어 보이는 주인공이 좀 답답해 보이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반응이랄수 있기도 했고,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고 그를 위해 한걸음 내딛는 모습이나 그런 모습을 보이는 전개도 나름 자연스럽게 잘 이어서 꽤나 적절한 풀이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일종의 열린결말이랄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이후가 궁금한 작품이기도 했다.

‘폭력의 공식’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가해자의 변명에 불과한 이야기의 나열같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 확고한 자기 주장이나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이 어떻게 쉽사리 악의에 떠밀릴 수 있는지나 그걸 얼마나 별 것 아닌것처럼 부추길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기도 했기 때문이다. 폭력은 최종 가해 행위자만의 문제인지나 피해자에 대한 취급 등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보게 한다.

다른 소설들도 각기의 주제를 잘 담아서 짧지만 깊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