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사항 보고서’는 갑작스럽게 닥친 사건을 다소 혼란스럽게 그린 소설이다.

표지

혼란스럽다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건지 좀 모호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몇가지 지점에서 이야기를 다소 불친절하게 뱉어놨다. 그러니까 미처 다 채워지지 않은 빈 공간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독자는 소설을 계속해서 읽어나가려면, 또 이야기의 전체를 파악하고 이해하려면 스스로 그에 적당한 설정을 만들고 설명을 붙여 해석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씩 어긋나있는 몇개의 조각들이 서로 제대로 달라붙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식의 서술을 단지 이야기의 주요 전환점에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심지어 결말에서까지 사용했다. 그럼으로써 독자가 이제까지 어떤 설정과 설명을 덧붙였느냐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도 있는 묘하게 열린 이야기로 만들어버렸는데, 이게 개인적으로 썩 선호하지 않는 형태이다보니 그렇게 만족감이 높진 않았다.

조금 시선을 바꿔, 좋게 이야기하자면 이건 소설이 그렇게 뻔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며 그게 나름 끝까지 계속되기에 꽤나 신선하게 보게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실업급여과’라는 곳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챗바퀴 돌아가듯 똑같은 일상과 다소 시사적인 성격을 갖고있는 자칫 뻔할 수 있는 사건을 가져와 뜻밖의 상상력을 더해 특이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솜씨는 꽤나 나쁘지 않다.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몇개 조각들을 어긋나게 만든 것도 이러한 점을 부각해서 소설을 흥미롭게 만든다. 그것들을 하나로 그러모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