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광복 전후 밑바닥 사람들의 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주인공과 누나의 사연을 담은 것 같은 제목과 달리, 소설은 광복 전후의 혼란했던 사회 속에서 가메뚝이라는 마을을 이루어 살고있는 밑바닥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담고있다. ‘누나’는 그 중심에 있는 ‘양순이’가 누나되는 자이기 때문에 붙은 것으로, 딱히 내용과는 큰 상관 없다는 말이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다루기 위해 소설은 화제를 특정 인물들로 옮겨가면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일종의 옴니버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당시 사람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은 꽤 잘 담아낸 편이다. 가족 문제라던가, 돈 문제, 병이나 전쟁의 후유증 같은 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남아있는지나, 그게 이들을 끝내 가메뚝이라는 곳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지 등은 나쁘지 않게 그려낸 편이다.

다만, 그게 모두 납득할만하게 와닿는 것 까지는 아니라는 점은 좀 아쉽다. 예를 들면 정님이의 얘기처럼, 대체 왜 그게 그렇게 되는지 당황스러운 점들이 좀 있기 때문이다. 단지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그걸 납득하기는 좀 그럴듯함이 부족하달까. 오히려 그런 상태를 만들려고 좀 억지스럽게 전개한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처음 저자의 말과 이어지는 혹부리의 존재와 이야기의 마무리도 마찬가지여서, 그런 선택을 하는 것도 그걸 받아들이는 것도 심지어 그냥 그렇게 끝나는 것도 좀 마뜩지가 않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