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2: 유령의 집 살인사건’은 동명의 방송 컨텐츠를 소설화한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표지

게임을 기반으로 한 잠뜰TV의 방송 컨텐츠와 소설은 분명히 다르다. 컨텐츠 형태에 따라 쉽게 수긍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보니, 똑같은 요소나 전개라도 매체가 바뀌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매체를 바꾸면 최악의 경우 원작을 크게 바꿔야 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두번째 책은 꽤 완성도 괜찮다. 전권은 게임을 기반으로 한 원작의 요소가 좀 살아있었고 그게 소설로서는 영 어색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순식간에 상황을 전환시키는 전개가 지나치게 형편좋은 건너뛰기로 보여서다.

‘유령의 집 살인사건’ 컨텐츠에 그런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작에 비하면 훨씬 개연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그걸 소설로써도 꽤 부드럽게 풀어낸 편이다. 그래서 소설 자체로서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 처음부터 이야기 전개를 일종의 방탈출 게임으로 설정한게 좀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한데, 그게 단서를 찾고 풀어내는 것이 반복되는 전개가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원작 컨텐츠에서 게임적인 단서를 내보였던 것을 책에서는 서술적으로 풀어낸 것도 좋았다. 이런 점은 소설화를 잘 한 것이라고 할만하지 않나 싶다.

범인이 누가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도록 만든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게 끝까지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쉽게 짐작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에만 집중을 해서 그런지 막상 진실이 드러났을 때 그게 유일한 진실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그만큼 특정 인물을 가리키는 단서는 딱히 없는 반면, 누가 돼도 이상하지 않은 면모는 지나치게 강했다는 말이다.

마무리도 좀 아쉬웠는데, 게임 컨텐츠의 ‘최종 선택’ 부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소설에는 좀 맞아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체 왜 그런 불필요하고도 번거로운 짓을 하겠냐고.

원작이 있는 컨텐츠의 한계라고 해야될까. 무조건 원작을 따르려고 하기보다는, 다음 시리즈에서는 더 완전한 개작까지도 고려해보면 어떨까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