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3: 최고급 쇼핑몰 살인사건’은 동명의 방송 컨텐츠를 소설화한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표지

소설화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물론 원작의 매력을 살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게 소설로서의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대사 등 일부만 소설에 걸맞게 바꾸고 이야기 전개나 그를 위한 장치는 게임적인 것을 그대로 가져다 쓴 이 3탄은 아쉬운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내방송과 암전이다.

게임에서 안내방송은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 게임은 애초에 제작자가 특정 행동만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것이라 그 외에는 대부분 무의미하기 때문에 아무런 설명이 없으면 불필요한 행동을 하며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떠한 배경과 역할 안에서 움직이라는 제한과 무엇을 해야하는지 목표를 정해주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적인 장치다.

오직 게임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면 이상해지는 요소이기 때문에 소설화 할 때는 이런 요소를 반드시 빼야한다. 대신 등장인물들끼리 대화를 하며 그런 상황을 인지하게 해야하며, 때론 필요하다면 이야기 전개의 수정도 감수해야한다.

암전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게임이란 걸 알고서 하는 역할극의 일종인 원작에서야 (모두가 이해해주므로) 상황을 전환하는데 써먹을 수 있는 쉬운 장치였겠지만, 소설에서는 그렇게 되는걸 전혀 이해할 수 없다. 3탄에서 살인사건이 왜 일어나는 것인가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렇기에 적어도 이 큰 두가지는 반드시 소설화를 하면서 바꾸었어야 했다. 설사 그로인해 원작과 다른 전개를 해야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그러지 않았기에 이 책은 소설로서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그건 추리 게임라는 측면도 마찬가지다. 원작이야 플레이어가 보는 화면과 시청자가 보는 화면이 똑같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책에서는 일부 장면만을 묘사하고 일부 아이템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실상 추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막말로 막판에 누가 느닷없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한들 그게 아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면 시리즈의 장점도 좀 희미해지는 것 아닌가 싶다.

인기 시리즈를 소설로 읽어보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좀 더 소설로서의 완성도도 신경썼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