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7: 서바이벌 게임 살인사건’은 동명의 방송 컨텐츠를 소설화한 시리즈 일곱번째 책이다.

표지

원작이 게임처럼 진행되는 컨텐츠였다보니, 배경이나 인물 설정 등은 보통의 이야기같으면서도 진행은 마치 엄격하게 단계가 구분된 게임같아서 그 전환이 좀 어색하게 느껴졌던 게 이 소설 시리즈의 공통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건 이번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모두가 기절하고 장소가 바뀌며, 그 사이 뭔가가 벌어진다는 초반의 단순했던 장치를 그대로 들고와서 오랫만에 익숙한 어색함을 느끼게도 한다.

그나마 이번 이야기에서 전작보다 나았던 점이 있었다면, 이번 소설의 이야기는 애초에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거다. 겉으로도 일단 60억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을 표방하고 있는데다, 뒤로 가면서 세부적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런 전개도 딱히 이상할 게 없는 설명같은 것들이 덧붙기 때문에 강제적인 스테이지 분리라는 너무 고전적인 게임식 장치를 다시 가지고 왔으면서도 생각보다 거부감은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그것이 이야기를 크게 바꾸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컨셉과도 안맞고 긴장감도 덜하다다는 단점은 있다. 왜냐하면, 이런 전개는 미리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기 때문이다. 범인의 정체와 범행 트릭, 그리고 그에게 감춰진 뒷 이야기 같은 것들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그래도 찾아내려는 사람들과 숨기려는 범인간의 두뇌싸움같은 게 보여야 하는데 그런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야기가 범인 색출에 더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정작 후반까지 이야기의 흐름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에메랄드 포레스트’란 게임이 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종의 게임으로서 플레이가 중요했기에 이런 점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원작 컨텐츠와 달리 소설화된 책에서는 아무래도 완성도란 점에서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이야기 주요 소재라든가 캐릭터 설정 같은 건 나름 괜찮아서 하나씩 드러나는 이야기들을 보는 재미는 나쁘지 않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