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수집가 (상)’은 동명의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의 하나다.

표지

잠뜰TV의 오리지널 컨텐츠는 비록 배경설정과 기본 시나리오라는 게 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보니 애초부터 게임적인 상상과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가있고, 심지어 그 중에는 게임이 아니라면 똑같이 풀어내기 어려운 요소들도 꽤 있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이야기로 바꾸려면 여러부분을 리워크 해야 하는데, 그냥 원작에 충실한 쪽으로만 소설화를 하다보니 잠뜰TV 컨텐츠 원작의 소설들은 아무래도 뭔가 소설적으로는 이상하고 뜬금없거나 어색한 지점들이 있었다.

그게 주요인물들의 관계와 활동보다는 좀 더 이야기가 중심인 오리지널 스토리북 시리즈로 와서는 좀 덜해졌고, 그 최신작인 이번 시리즈에서는 더 덜해진 것 같다.

배경 설정과 캐릭터를 주고 게임적인 요소를 풀어내며 이야기를 진행해나간다는 큰 틀은 기존과 별 차이가 없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런데도 이런 차이를 느끼는 것은 애초에 이 컨텐츠가 짧은 사건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만들어지 거였어서다.

하나의 긴 이야기일 때는 소설적이지 않은 점들이 계속해서 쌓여 점차 뻐근해짐을 느끼게 만들었지만, 옴니버스는 작은 이야기기들의 모음이라는 특성상 에피소드가 바뀌면서 새로운 장소와 상황이 주어지는 것도 자연스럽고, 그렇게 상태가 환기가 되면서 이전의 것들 털어주는 효과도 낸다.

그래서, 여전히 소설로서는 좀 아쉼다고 느껴지는 점들이 있는데도, 잠뜰TV 컨텐츠 원작 소설 중에서는 비교적 완성도가 높다고 느끼게 한다.

그렇다고 고질적인 문제가 사라졌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화살로 쏜다는 발상같은 게 계속해서 등장하는 게 대표적이다. 게임은 퍼즐 풀이에 연속성을 줌으로써 난이도를 낮추거나 새로운 요소를 부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전 레벨에서 사용했던 해법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당연시 되지만, 이건 이야기적으로는 전혀 가당치않은 얘기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매 상황, 매 순간마다 다시금 판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걸 무시하고 이전 에피소드에서 화살을 쏘는 걸로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번에도 화살을 쏘겠다는 발상을 그냥 그대로 가져오는 건 소설로서는 대단히 게으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전개일 수밖에 없다. 최소한 전과 비슷한 장치를 발견한다든가 하는 당위성이 필요하건만 그런 것까지 신경쓰지 않은 건 여전한 소설화의 문제점이라 하겠다.

그래도, ‘가면 수집가’라는 제목처럼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가면을 조각해내기에 또 어떤 신기한 가면이 등장할지 흥미로운 점도 있고, 그것을 활용해 사건을 풀어내는 것도 나름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소설화를 하면서 미처 챙기지 못한 것, 시각적인 요소를 잃어버린 것 등은 크게 아쉬울 때도 있긴 하다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볼만한 시리즈물인 듯하다.

이 리뷰는 책세상맘수다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