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맨’은 스마트폰 파손을 소재로 한 흥미로운 만화다.

표지

어느 날 소년은 길을 가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린다. 뒤집어져 떨어진 스마트폰을 보며 액정파손을 걱정하던 소년. 그래도 마음을 추스리고 조심스럽게 집어들어보는데, 뜻밖에도 액정은 사소한 티 하나 남지않고 깨끗하다.

하지만, 그래서 행복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잠시일 뿐, 잠깐 들른 화장실 거울에서 소년은 믿지 못할 광경을 보게 된다.

대부분이 대사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이 책은 아이디어가 꽤나 돋보이는 만화다.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액정파손을 얼굴파손으로 연결한 아이디어가 그렇다. 깨진 액정에 비친 얼굴은 어떻게 보면 마치 얼굴이 깨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걸 참 재미있게 변형해서 악몽으로 그려낸 게 아닌가 싶다.

모두가 가지고있는 ‘스마트폰’을 소재로 누구든 한번은 경험했을법한 ‘액정파손’을 다뤘기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소년이 어떤 심정일지도 쉽게 공감이 가며, 액정이 무사했을 때의 안도감 역시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아끼고 혹여나 액정이 깨졌을 까봐 노심초사하던 소년의 모습은 다분히 우리네의 그것을 연상케도 하는데, 이게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묶여있는 현대인들을 비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던 스마트폰이지만 정작 얼굴이 깨진 걸 알게되자 전혀 신경도 쓰지 않게 되는데, 이는 악몽에서 깨어난 후 정말로 스마트폰이 깨졌을 때도 꿈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임으로써 소년이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깨달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당신은 어떠냐고 묻는 것 같다.

스마트폰은 유용하고 재미있는 여러가지 것들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물건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게 자기 자신이나 내 주변의 진짜들보다 더 소중하다 할 수 있을까.

정말로 소중한 것을 새삼 실감하고 깨달을 수만 있다면 소년같은 악몽도 한번쯤 꾸어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리뷰는 북촌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