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블루투스 NC 인이어 이어폰인 MDR-EX31BN을 3달여동안 쓰면서 느꼈던 것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NC 성능이 좀 아쉬웠고 단점이 장점보다 더 눈에 많이띄는 제품이었다.

최소한 후속 모델에서는 고쳤으면 좋겠다. 충전지를 쓰는 방식이라면 전지를 갈아끼우는 식으로 보완할 수도 있겠지만, 일체형 제품은 충전중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해야지. 폰이 충전할 때 꺼진다고 해봐. 쓸 사람 있겠어? 같은거라고.

바람이 불 때는 물론, 본인이 움직일 때도 그렇다. 이걸 인이어 이어폰의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는게, 전에 쓰던 것보다 월등히 많이 들리거든. 아웃도어 용으로는 썩 좋지 않다.

NC로 인한 먹먹함은 계속 쓰다보면 곧 귀가 적응하긴 한다. 그러고나면 NC를 켰을때의 거부감은 없어지지만, 반대로 벗었을 때의 소음에 더 예민해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시끄러운 도시에서 NC의 위력은 대단하다. 지속적으로 엔진이나 팬 소리를 내는 환경에서 효과가 크다. 예를들어, 고속도로위의 자동차나 지하철, 비행기, 그리고 에어컨이 돌아가는 사무실이 그렇다. 이런 환경에서 소음이 고통스럽다면 NC 제품이 많은 도움이 될거다.

얼마나 잘 잡아주냐에 대해서는, 일단 NC 수치(98%)를 너무 과신하지는 말라는 얘길 하고 싶다. 이 수치는 통제된 실험에서나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는 규칙적인 소음이 많지 않으므로 걸러내기 힘들거나, 조금씩 새는 경우가 많다. 어느정도 소음을 차단해주는 형태인 인이어 이어폰인데다 NC까지 갖추고 있으니 굉장히 좋을것 같지만, 체감상으론 대략 5~60% 정도의 소음 차단 효과를 보인다.

NC 제품을 쓰려할 때 가장 생각해야할 것은, NC로 처리하는 음역대가 한정(주로 저음부)적이라는거다. 때문에, 지속적인 소음이더라도 날카로운 고음은 전혀 잡아내지 못한다. 가장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짜증나는 소음이란 그런것인데도 말이다. 오히려, 저음부를 걸러냄으로써 그런 소리를 더 선명하게 들리게 하기도 한다. 때문에 고음역대 소음이 많은 환경이라면 NC는 오히려 없느니만 못할 수 있다.

이어폰으로서의 기능은 잠시 없어도 좋으니 음역대 상관없이 ‘방음기’로서 쓸 수도 있으면 좋으련만. 반은 그런 목적으로 산거라서 좀 아쉬웠다.

지연시간은 블루투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듯하다. 심지어 키보드/마우스의 신호 조차도 지연이 있을 정돈데, 그보다 더 많은 데이타를 쓰는 음성이라면 말할것도 없겠지. 뒷 소리가 짤리는 문제도 이 연장선상에서 생긴 문제같은데.. 실제로 경험하면 상당히 거지같다. 최신 블루투스 스펙에서는 이 문제를 얼마나 해결했을지 모르겠다.

마이크 부분을 입에 가져다 대고서야 괜찮다고 하더라. ..그럴거면 핸즈프리의 의미가 없잖아; 이어폰과 블루투스 모듈을 나누느라 마이크가 멀어진게 이런 단점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이어폰 부분이 망가졌을 때 교체할 수 있도록 한 걸수도 있지만, 이어폰을 바꾸면 NC도 안되는 주제에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다. 차라리 왠만하면 안망가질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으라고.

이어폰이 귀 뒤로 돌려서 쓰는 (한쪽이 긴) 형태인것도 꽤 불편하다. 그렇게 하려면 리모컨 역할을 하는 블루투스 모듈이 어깨 정도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위치엔 딱히 부착할데도 없고, 목걸이 형태로 매단다면 미끄러지니 아예 불가능하지. 상당수의 이어폰이 좌우 같은 길이의 줄을 쓰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한쪽만 긴 줄 쓰는건 좀 그만 고집부렸으면 좋겠다.

가격이 상당한데 비해, 휴대용 케이스가 없는것도 좀 아쉽다. 만약 일체형처럼 붙여서 쓸 수 있는 목걸이가 있었다면 착용도 쉽고 안쓸때 보관 용도로도 쓸 수 있었을거다. 그런 악세사리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