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아이돌 배달작전’은 전 우주적인 아이돌 그룹 ‘체인’의 ‘배달’을 맡으면서 겪는 일들을 담은 SF 소설이다.

표지

제목에서부터 느꼈겠지만, 이 소설은 진중한 SF가 아니다. 즉, 진짜로 상상되는 미래상을 그려거나, 거기에서 있을 수 있는 인간 개인 또는 사회의 문제들을 철학적으로 접근해 숙고해보는 그런 작품은 아니라는 거다. 그보다는 유행을 따라가며 재미를 더 중시하는 통속소설에 가깝다.

소재가 아이돌이다보니 관련 얘기도 많이 한다. 현재의 연예계 일들이 미래엔 어떻게 남았을까를 그리기도 하고, 그룹 체인과의 일을 통해 아이돌 문화와 그들의 생활상 등을 보여주기도 한다. 거기에는 비록 업무 관계로 만났지만 오래 같이하면서 주인공들과 서로 교감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이런 점이 조금은 ‘팩픽’같은 느낌도 들게 했다.

현재의 문화를 적당이 변형해서 집어넣은 것들도 많이 보인다. 배달의 민족이나 백댈, 프사이처럼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디서 왔는지 알것 같은 것들이 마구 나오는데, 이게 은근히 빵 터지게 만든다. 이것들은 작가가 일부러 넣은 것으로, 후기를 보면 얼마나 많이 넣었는지 새삼 놀랄 정도다. 이건 그만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많아서기도 한데, 누가 한번 잘 정리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물론, 알아보지 못한다고 해도 소설 자체를 즐기는데는 별 무리가 없다. 다만, 이런 소설이 의례 그렇듯 알아보지 못하면 재미는 떨어진다.

가벼운 내용이라 SF 설정으로는 미묘한 것도 많고, 뒤의 해결 부분 역시 마치 ‘스타워즈 4’에서 같은 황당함도 있다. 구멍이 많다는 얘기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유치한 느낌도 든다. 다행인 것은 그게 재미없다는 걸로 치닫지는 않는다는 거다. 오히려 다양한 것들이 섞여있는 우주의 모습은 나름 상상의 재미를 주기도 했다. 대놓고 다른 작품을 연상케하는 패러디(혹은 오마쥬) 장면들도 나름 괜찮았다.

전체적으로 소설이라기보다는 마치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았다. 가벼운 스페이스 오페라를 원한다면 추천할 만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