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달 별 사랑’은 달의 등대지기와 도망친 실험체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SF 소설이다.

표지

우주라는 스킨만 덧씌웠을 뿐 실제로는 판타지에 더 가까운 것도 많았던 예전의 SF 소설들에 비하면, 요즘의 SF 소설은 가능한 어느정도 핵심 원리나 이론이 세워진(또는 세워지고있는) 기술, 그렇기에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성이 예상되는 근미래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공상보다는 과학에 더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한 게 많다.

이 소설은 그런 추세와 다르게 다분히 판타지스러운 설정 등을 사용했다. Lo-Fi/Sci-Fi 풍 소설인거다. 쉽게 말하자면 복고풍 SF라는 말이다.

실제로 정의로운 소년, 순수한 소녀, 마치 자본주의적 욕심쟁이의 화신과 같은 빌런, 초고대문명과 그 유산, 인간적인 메시지처럼 다분히 20세기 SF에서 가져온 것 같은 요소들은 절로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절로 달토끼를 연상하게 하는 하얗고 빨간 눈이라는 외모라든가 권선징악적인 이야기는 이 소설을 일종의 동화처럼 느껴지게도 하는데, 이런 것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옛 SF 애니메이션의 한 특징이기도 해서 더 그렇다.

많이 봤던 요소들, 단순한 캐릭터를 사용했기에 소설의 전체 플롯은 좀 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만, 그 조합이나 이야기 전개가 나쁘지 않고 공상적인 것에 초점을 맞춘 동화적인 SF가 오랫만에 반갑기도 해서 소설은 꽤나 읽는 맛이 좋은 편이다.

다소 데우스 엑스 마키나스럽고, 영웅의 희생정신을 담보로 한 듯한 마무리까지도 대단히 복고적인데, 그래서 다소 급하게 끝나는 느낌도 있어 이는 좀 호불호가 갈릴만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