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스페셜솔져를 원작으로 한 ‘스페셜솔져 영단어를 쏴라 1’은 만화를 보면서 영단어를 익힐 수 있게 구성한 저학년용 영어 학습만화다.

표지

모바일 FPS 게임 ‘스페셜솔져’를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당 게임의 이야기나 설정 등을 가져와 사용한 것은 아니다. 게임에서 가져온 것은 게임 캐릭터의 디자인과 이름, 아이템 정도 뿐이다.

실제로 이야기 자체는 게임 스페셜솔져와는 전혀 접점이 없다. 심지어 마법협회와 마법사가 나고 마법을 쓰며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보면 볼수록 굳이 왜 스페셜솔져에서 캐릭터를 가져와야 했나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게임을 테마로 사용한 것이나 스페셜솔져 코믹스도 이다는 걸 생각하면 아이들이 좀 더 쉽게 관심을 가질 수는 있겠다 싶긴 하다.

책으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기캐’, ‘폭캐’ 같은 게임 관련 은어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도 그 하나다. 아무리 게임 팬들이 공공연히 그런 약어를 쓴다지만 그걸 책에서까지 대놓고 쓰는 건 거부감이 있다. 심지어 학습만화에서 잘못된 언어 사용을 조장하는 듯 보여서 더 그렇다. ‘기본캐릭터’를 줄인 ‘기캐’도 ‘기상캐스터’의 준말로 변형해서 사용했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가져와야 했나 싶다.

‘슬애기’를 ‘쓰레기’로 부르는 드립도 거북하다. 별 것 아닌, 흔하고 어찌보면 천대까지 당하는 보잘 것 없는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를 보여주려고 한 모양인데, 굳이 그걸 쓰레기란 자극적이고 비하하는 걸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는지 의문이 든다. 이를 위해 이름을 ‘슬애기’로 만든 것도 억지스럽고, 심지어 이 드립은 재미도 없다.

외치기만 하면 읽어버린 영단어를 수집할 수 있는데, 잃어버린 영단어를 모두 수집하는게 목표라면서도 왜 모두 외쳐댐으로서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지 않는지, 또 굳이 영단어를 훔치는 엄청난 일까지 벌인 이 일의 배후가 정작 되찾는 것은 왜 그렇게 쉽게 하도록 방치하는지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단어를 외침으로서 모든걸 뒤집는 마법을 부리면서도 왜 ‘귀환’ 같은 단어로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보다보면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의외로 보다보면 꽤 볼만하다. 각 캐릭터의 특성도 나름 잘 이용했으며, 계속해서 다른 영단어를 보여주기 위해 한번 쓴 단어는 더 마법 효과를 볼 수 없게 설정한 것도 똑똑하며, 영단어를 언령으로써 마법을 부린다는 것도 꽤 괜찮았다. 마치, 영단어판 마법 천자문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이게 더욱 FPS인 게임과의 거리감이 생기게는 하지만 말이다.

각 상황을 타개해나가기 위해 적절한 영단어를 떠올린다는 것은 해당 영단어에 대한 설명을 겸하기도 하기에 만화와 영단어 학습의 접점을 꽤 잘 찾았다는 생각도 든다. 여러 단점이 있다고 얘기하긴 했지만, 의외로 보는 재미도 있다.

책 뒤편에 찾은 단어들을 정리해둔 것이나 퀴즈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게 한 것도 좋고, 수도쿠도 꽤 멋진 요소다. 얼핏보면 단순히 숫자만 영단어로 바꾼 것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보고 찾으면서 단어를 익히고 되뇔수도 있다는게 좋고, 응모하면 선물을 준다는 것도 도전의욕을 불러일으키게 해줄 듯하다.

이야기에 어울리지 않는 ‘스페셜포스’를 굳이 가져다 쓴 것은 반쯤 광고를 겸한 책이기 때문이고, 그래서 허술한 점도 꽤 많았으나, 구성은 생각보다 괜찮은 학습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