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 코르비크(Julia Korbik)’의 ‘Stand Up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전 페미니즘(Stand Up. Feminismus für Anfänger und Fortgeschrittene)’은 페미니즘에 대한 기초부터 깊은 얘기까지 나누는 책이다.

표지

페미니즘이란 무엇일까. 여러가지 표현이 있지만,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여성들도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걸 요구하는거다. 즉, 동등권을 주장하는거다. 이제까지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약한 권리를 가졌다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았다고 해서 이제는 여성들이 차별해야 한다며 남녀 권력 역전을 말하는게 아니라는 것, 책은 먼저 이 점을 확실히 한다.

당연하지만, 역사적으로도 또 현재도 성차별 문제는 주로 여성에게 불리한 게 많다. 그래서 애초에 페미니즘도 여성의 요구로부터 나왔던 것이고, 지금도 주로 여성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주장하는 식으로 운동이 일어나는 거다. 이 책에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다룰 때는 주로 여성의 입장에서 차별 받는 것들을 얘기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페미니즘이 여성만을 위하자는 주장은 아니라는 거다.

내가 페미니즘에 가장 궁금한게 그거였다. 갈수록 뭔가 아닌 것 같은 주장들, 특히 ‘성평등’ 대신 ‘여성우월’을 부르짓는 것들을 보면서 과연 그게 올바른가 의문이 들었던거다. 얼마나 그랬던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주장도 나왔을 정도다.

페미니즘은 그 시작과 용어의 뉘앙스(번역하면 ‘여성주의’가 된다) 때문에 그 뜻을 오해하고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젠더 이퀄리즘’ 같은 게 이슈가 된 것도 그래서가 아닌가.1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사람이든 반대하는 사람이든, 먼저 페미니즘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러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1. 성평등(Gender equality)이 아닌 성평등주의(Gender equalism)는 인터넷에서 생겨난 용어로, 실제로 이런 용어로 정리한 사상이나 사상가, 사상 단체는 없다.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잘못된 방법을 동원하면서 만들어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