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별 3탄인 ‘파르테논 신전의 숨겨진 시간’은 아르키메데스와 함께 파르테논 신전의 비밀공간으로 떠나는 모험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는 새론, 라온 남매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찾았을 때 우연히 아르키메데스와 요르고스라는 소년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들이 그려놓은 원을 밟은 남매는 그 순간 기묘한 환상을 겪은 후 확 달라진 파르테논 신전을 맞이하게 되고, 요르고스와 함께 아르키메데스의 원과 파르테논 신전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 모험을 하게 된다.

여러 유적들을 돌아보며 비밀을 파헤치는 솔로몬의 별 시리즈는 조금은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이나, 외국의 유명 유적지에서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도 그렇고, 난관을 해쳐나가는 기지를 발휘하는 것도 그렇다. 그렇게 짜여진 모험 이야기는 그만큼 매력적이어서 비밀이나 난관이 나올 때마다 그것들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흥미롭기도 했다.

삽화도 좋다. 일부 본문과 어긋나는게 있는 등 정확하지는 않으나 미려한 그림과 색감은 꽤 매력적이다. 이런 삽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의 환상적인 면도 좀 더 부각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모험에 사용된 장치와 비밀은 좀 아쉬운 편이다. 어린이를 위한 소설로 문명과 도시, 건축물과 세계사, 논리와 수학을 곁들인 ‘수학 동화’를 표방하고 있는데, 그러기엔 수학적 요소가 많지 않고, 또 일부는 너무 작위적이라서다. 예를 들면, ‘지팡이의 3.14배’라는 얘기가 그렇다. 정확한 크기의 도형 그리기가 필요했다면, 지팡이를 1/3 따위로 만드는게 훨씬 나았기 때문이다. 굳이 3.14배여야 할 이유가 없고 그게 부정확한 도형 그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기에 썩 좋은 얘기같아 보이지 않았다.

부메랑에 궤도에 대한 표현도 조금 걸리는 점이 있었는데, 미세한 표현 문제이긴 하지만 좀 더 신경썼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파르테논 신전에서의 모험은 조금 해리포터를 떠올리게 하는 면도 있었는데, 해리포터의 이야기가 밀접하게 짜여진 인과를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던 것에 비해 이 소설에서는 없어도 그만이었을 것이라 조금 억지스러운 면도 있었다.

아르키메데스에 대한 묘사도, 이 모험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설정한 듯 하여, 좀 마뜩잖은 면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는 재미있고 모험도 흥미롭긴 했으나, 세부적인 곳에서는 걸리는 점이 많았다.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잘 짜여진 이야기로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