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대화’는 꽃을 소재로 한 단편 소설이다.

표지

제목인 ‘꽃들의 대화’는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면서 작중작인 희곡의 제목이기도 하다. 꽃에 대한 경험이 작중작인 희곡의 모태가 된 것처럼 이 소설 역시 꽃과 꽃말이 주요 등장인물들을 상징하는 일종의 정체성으로 사용되었는데,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서로 만나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상황이 제목 그대로 꽃들의 대화인 것처럼 연결되기도 한다.

이야기는 그런 희곡으로 주목을 받은 작가가 한 극단의 요청으로 공연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처음과 달라지는 인물들을 그리며 인간 사이의 갈등을 그린 드라마로도 읽히고, 인간 관계를 어려워하던 사람이 새로운 만남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일종의 성장물로도 읽힌다.

문제는 그 어느것도 뚜렷한 마무리 됨 없이 어정쩡하게 끝난다는 거다. 그래서 연극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서로 갈등을 겪으면서 마치 산으로 가고 있는 듯한 모습까지만 보여주다가 그만 뚝 끊어져서 뭔가 이야기를 하다만 느낌이다.

성장물로서의 완성도도 그리 좋지 않다. 과거에 가족과의 사이에 여러 일들이 있었고 그게 좋지 못한 것으로 마음 속에 내리앉아 있었는데, 새로운 사람들과 비슷하지만 다른 경험을 하게 되면서 과거도 새롭게 돌아보게 되고 응어리 같은 것도 떨쳐낸다는 방향성은 알겠다. 그러나, 워낙에 짧은 이야기라 띄엄띄엄 있어서 그런지 그러한 것들이 충분히 익거나 연결되지 않는다. 따로노는 느낌이 있다는 거다.

이 두가지가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뭔가 부족한 소설이란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삽화도 그 자체로는 그리 나쁘지 않으나, 소설의 분위기와 썩 어울리지는 않는다.

단편을 한권의 책으로 담아낸다는 것은, 과거의 포켓북 같은 걸 생각하면, 오히려 긍정적인 면도 있고, 삽화나 꾸밈을 이용한 구성도 나쁘지는 않으나, 짧은 단편으로는 좀 분량이 부족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