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잠 자는 다람이’는 남들과 다른 한 다람쥐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동화다.

표지

삼남매로 태어난 다람이는 여름이 오자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몸이 나른하면서 기운이 없고, 자꾸만 졸리웠기 때문이다. 이 기묘한 증상에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딱히 아픈 곳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람이는 몸을 추스리기 위해 침대에 눕고는 그대로 잠에 빠져버린다.

다람이의 증상은 굉장히 기묘한 것이기는 하지만 또한 꽤나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엄마와 아빠가 이미 매년 겪던 겨울잠과 닮았기 때문이다. 단지 잠들어있을뿐 편안한 모습이며, 때때로 힘겹게 몸을 일으켜 끼니를 챙기는 것도 역시 겨울잠과 닮았다.

가을이 되어 다람이가 아무 탈 없이 깨어남으로써 이는 사실로 드러난다. 그래서 한시름 놓기도 하지만, 또 다른 걱정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다람이는 여름잠을 잔 대신 겨울에는 잠을 자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은 겨울동안 다람이가 혼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름 충분한 식량을 모아두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어린 다람이가 혼자서 긴 겨울을 잘 지낼 수 있을지 곧 겨울잠에 들 다람이 가족들은 걱정이다.

다람이를 여름잠이 드는 다람쥐로 설정한 것은 다람이가 다른 다람쥐들과 얼마나 다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같이 생활하는 기간도 있다고는 하지만, 겨울동안 혼자서 보내야 하는 다람이는 물론 여름잠을 자는동안 다람이를 지켜보아야 하는 가족들의 심정을 얼마나 심란할지 조금 짐작이 된다.

그렇다고 소설은 딱히 그런 다람이의 처지를 비관적으로 그리거나 그 때문에 핍박을 받거나 하는 식으로 그리지는 않았다. 그러기는 커녕 조심해야 할 인간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다람쥐들이 모두 잠든 겨울동안에도 겨울잠을 자지 않는 다른 친구들과 사귀면서 굉장히 잘 지내는 편이다. 무엇보다 크게 다른 다람이를 이해해주는 가족들이 있다. 그들 덕분에 설사 많이 다르더라도 서로 이해해주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그것도 제대로 못하고, 오히려 작은 차이에도 서로 편을 가르며 대립하는 인간들이 많다는 걸 생각하면 기분이 좀 묘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