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나라에서 판매하는 썬비어 수제맥주제조기는 미리 제조된 원액을 이용해 간편하게 수제맥주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동 맥주 발효 기기다.

보리를 볶고 물과 함께 끌인 후 홉을 섞어 맥아를 만드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수제맥주’라고 할 수 있는가는 조금 의문이 남기는 한다만,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하기 힘든 과정을 생략해줌으로써 접근성을 높여 누구든 맥주 제조를 체험해볼 수 있게 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발효와 병입 과정에서 물이나 설탕의 양을 조절할 수도 있으므로 크지는 않지만 약간이나마 취향에 따른변화를 줄 수 있기도 하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엄청 간단할 것 같지만, 원액을 이용한 수제맥주 제조도 생각보다 많은 준비물과 과정이 들어간다.

제조에 필요한 물품은 발효기와 맥주 원액, 병, 효소, 설탕, 그리고 소독제 등이다.

구성 1

구성 1-1

구성 1-2

구성 1-3

썬비어 맥주 제조기는 원액 1캔으로 10L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을 1차 발효 후 담기위한 1L 들이 병 10개다.

구성 1-4

설탕은 2차 발효 과정에서 탄산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다.

구성 1-5

기기와 병 등을 소독하는데는 보통 스타산 소독제를 사용하는데, 적은 양으로도 물에 희석해 사용하는 걸로 높은 소독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잔여물이 몸에 거의 해가 없기 때문에 따로 닦아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구성 2-1

구성 2-2

구성 2-3

구성 2-4

구성 2-5

원액은 1캔으로 10L를 만들 수 있으며, 안전을 위해 튼튼한 캔으로 밀봉되어 있다. 원액 자체는 달고 쓴 끈적이는 액체 같은 느낌이다.

구성 3-1

구성 3-2

구성 3-3

썬비어 맥주 제조기는 10L를 담을 수 있는 통과, 그걸 병에 담기위한 꼭지, 그리고 조작을 위한 간단한 패널로 이뤄져있다. 기기 자체는 단순한 모습인데, 그건 원액을 사용하므로 발효에 적합한 온도를 맞춰주는 것만 잘 하면 되기 때문이다. 썬비어 맥주제조기는 그를 위해 펠티어소자를 사용하는데, 그 특성상 모터나 냉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내구성이 높고 저전력이라 유지비용도 적다고 한다.

기기는 15~30도 안에서 희망 온도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온도를 유지해주는데, 많이 사용하는 맥주나 와인 등은 그를 위한 버튼이 따로 마련되어있어 전원을 켜고 해당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거의 거의 전자동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구성 3-4

구성 3-5

구성 3-6

구성 3-7

맥주를 만들기 전에 먼저 기기를 한번 깨끗이 씻어준다. 이 때 병입을 위한 꼭지도 반드시 닦아주는게 좋다. 세척 편의를 위해 나사 방식으로 완전 분리할 수 있게 되어있으므로 반드시 분리해서 꼼꼼히 세척하길 바란다.

준비 1

준비 2

준비 3

스타산 소독제는 물 1L에 1.5ml 비율로 섞어서 사용하는데, 보통 물과 섞은 후엔 1주일 내에 사용할것을 권장하므로 그때 그때 사용할 양만큼만 만들어 쓰는것이 좋다. 찾아보니 대부분 분무해서 사용하기에 나도 그렇게 해 보았다. 분무 후 1~2분 정도 소독이 되도록 놓아둔 후, 오염을 막기 위해 따로 닦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소독제 특성상 거품 등이 남아있을 수 있으나, 희석시킨 용액이 소독 후 약간 남은 것 정도는 딱히 해가 없다고 하니 안심해도 된다. 물론, 희석 비율을 보면 알겠지만, 원액은 절대 마시면 안되므로 취급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1차 1

1차 2

맥주 원액은 개봉 전에 뜨거운물에 충분히 담궈 녹여주어야 한다. 농축된 액체라 끈적한 점액질처럼 생겼기에, 실온 보관된 상태에서는 캔에 들러붙어 잘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3

1차 4

1차 5

원액을 충분히 뎁혔다면, 발효조에 끓인 물 2L와 함께 넣고 잘 풀리도록 골고루 섞어준다.

1차 6

1차 7

1차 8

적당히 풀렸다면, 마저 10L를 채우고 용액이 산소와 만날 수 있도록 거품이 일 정도로 섞어준다. 좌로 우로 번갈아가면서 섞어주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1차 9

1차 10

충분히 섞었다면 골고루 뿌려준다.

1차 11-1

1차 11-2 1차 11-3

1차 12

실리콘 패킹이 잘 물리도록 뚜껑을 닫고 에어락을 끼워준다. 에어락은 수도관처럼 막히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래서 그 안에 물을 반쯤 채워주면 밖에서 안쪽으로 공기가 들어가는 것을 막아준다.

1차 14

작업이 다 끝났다면 전원을 켜고 맥주 버튼을 누르면 1차 작업은 끝이다. 원액도 뎁혀서 사용하고, 끓인 물을 넣었기 때문에 초기 온도는 높은데 전원을 켜면 기기가 돌아가면서 서서히 최적 온도를 찾아간다.

중간

발효 과정에서 가스나 생길 수 있는데, 그것들은 에어락을 통해 빠져나온다. 안으로 공기는 들어가지 않지만 안쪽에서 생기는 가스는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발효조 내부 압력이 과하게 높아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1차 완료

1차 발효가 끝나고 나면 익숙한 맥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아직은 흔히 먹던 맥주와 좀 다른데, 이것 만으로도 벌써 완성을 기대하게 한다.

2차 1

1차 발효 후 병입을 위해 병을 씻고 새로 만든 스타산 소독제 희석액을 뿌려 준비해둔다.

2차 2

탄산 생성을 위해 설탕 7g을 넣어주고, 병입기를 이용해 병에 잘 넣어주면 2차 작업도 끝이다.

2차 3-1

2차 3-2

2차 발효 과정에서는 맛이 깊어지며 탄산이 생긴다. 그러므로 병 목까지 가득 채우면 터질 우려가 있다. 병입구에서 7cm 정도는 여유를 남겨두는게 좋다.

2차 4-1

2차 4-2

완성 1

썬비어 맥주제조기를 이용해 맥주를 만들면서 가장 먼저 느꼈던 것은, 펠티어소자를 사용해 모터가 없어 조용하다고 했던 게 생각보다는 시끄럽다는 거였다. 전자레인지보다는 조용하지만, 냉각중인 냉장고 정도의 소음은 있었달까. 그래서 평소 생활하는 곳에 두고 쓰기에는 좀 부담스러웠다. 가능하다면 방과 분리된 곳에 놓는게 좋다.

제품의 강점으로 내세울만큼 저전력 특성은 확실해 보인다. 이것만 따로 측정해보지는 못했으나, 전과 비교해도 딱히 이걸 썼다고 전기료가 더 나오지는 않았으니 24시간 돌리는 것인걸 생각하면 꽤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그게 더 냉각 효율이 안좋은 건 아닌가 의심하게 하게도 했다. 뜨거운 물을 부어 33도에서 시작했던게 무려 이틀하고 한나절이 더 넘어서야 적정 온도라는 20여도 부근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펄펄 끓인 물을 실온에 두어도 그보다는 더 빨리 식을 것 같은데. 심지어 내가 체험했던 기간이 아직 선선하던 때여서 더 그렇다. 이렇게 느리게 식은것이 급격한 온도 변화가 맥주 발효에 안좋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저전력인만큼 쿨링 성능도 부족해서 그런건지 모르겠다.

맥주를 만드는 과정 자체는 원액캔을 이용하는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물론 준비 과정에서 세척이나 소독 등에는 나름 신경을 써야했고, 제조 과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만큼 중간에 실수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따라할 수 있을만큼 간단한 편이었다. 그래서 누구든 시도할 수 있어 보였다. 이런 저난이도는 원액캔과 맥주제조기를 이용한 맥주 만들기의 장점이다.

다만, 이는 반대로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너무 간편해서 맥주를 만든다는 느낌은 잘 안들기 때문이다. 마치 누가 다 그려논 용 그림에 눈만 찍는 느낌이랄까. 중요한건 이미 다 되어있다보니 말처럼 수제맥주제조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것은, 맥주 만드는 과정 일부를 직접 해볼 수도 있고, 그 결과로 나름 저렴하게 괜찮은 수제맥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된 맥주는 시판 맥주보다는 좀 더 복잡한 맛을 낸다. 그래서 기존에 좀 더 단편적이고 (좋게 말하면) 깔끔한 맥주만 먹어봤던 사람이라면 이상한 맛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두 맥주의 가장 큰 차이는 유통과 보관을 위해 효모나 미생물을 제거했느냐 아니냐인데, 아마 그게 이런 맛 차이를 내는 게 아닐까 싶다.

이번에는 전에 맛있게 먹었던 기억 때문에 한번 포터로 모험을 해보았는데, 먹어보니 역시 IPA을 만들었다면 (개인적으로) 더 만족스러웠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IPA 특유의 톡 쏘는 홉의 맛과 과일향, 그리고 효모 발효에서 오는 복잡한 맛이 서로 잘 어울릴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시도해보고 싶다.

모두의블로그를 통해 상품만 제공 받아 작성한 실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