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린 헌터(Erin Hunter)’의 ‘살아남은 자들 2부 다가오는 어둠 5 고독한 개의 여정(Survivors: The Gathering Darkness #5 The Exile’s Journey)’은 무리에서 떨어져나온 개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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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에서 떨어져나와 ‘고독한 개’가 된 ‘스톰’에겐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바로 자면서도 돌아다닌다는 거다. 단지 그 뿐이라면 어떻게든 감내해볼 수도 있었겠다만, 어느 날 새끼 강아지를 다른 곳에 옮겨 두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럴 수 없게 된다.

그런 스톰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자연히 그의 증세에 대한 미스터리와 그가 새로운 만남과 머물 곳을 찾는 것을 다루게 된다.

이 소설은 여러 부분에서 같은 작가그룹의 ‘전사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소설 속 개나 늑대들의 생활상이나 문화, 대립같은 주요 구성이나 이야기의 흐름에 나름 유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지 주인공 동물을 개에서 고양이로만 바꾼 것처럼 보이는 것까지는 아니다. 개를 주인공으로 했기 때문에 다룰 수 있는 이야기들도 개들의 면면을 잘 살려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게 이 시리즈를 자기만의 매력이 있게 한다.

책의 이야기도 스톰을 중심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서사가 또렷하며 그래서 공감도 더 잘 이끌어낸다. 그 덕에 높은 몰입감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쉬운 것은 그걸 마치 한낱 전사들 시리즈의 아류작처럼 소개한다는 거다. 무려 2부 마지막에 달한 지금까지도 내세우고 있는 ‘전사들 시리즈 작가’라는 문구가 그건데, 처음 (원서) 시리즈를 낼 때야 이미 성공한 시리즈를 등에 업고 버프를 받는 느낌이었겠지만, 결국엔 두 시리즈의 작가진이 다르다는 건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었는데 굳이 나중에 비판을 받게 될 이런 선택을 했어야 했을까.

자기들이 내놓는 작품에 좀 더 자신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