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레이나우스(Reeli Reinaus)’이 쓰고 ‘마르게 넬크(Marge Nelk)’가 그린 ‘잠 못 드는 수지를 위하여(Suusi ja kadunud uni)’는 잠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이 담긴 그림책이다.

표지

네 살짜리 수지는 가족 중 그 누구보다 빨리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그 날은 가족들이 모두 깨어 각자의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쉽게 잠에 들지 못했고, 가족들은 그런 수지를 위해 잠자는데 도움이 되는 옛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한다.

가족들은 여러 이야기들을 풀어놓지만, 그 어떤 이야기도 수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떤 것은 무서워서, 어떤 것은 불편해서다. 하지만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이에 어느새 졸음이 몰려오고, 곧 언제 그랬나 싶게 잠에 빠져든다.

잠 못자는 아이를 재우기 위해 해주는 이야기는 정말 다양하다. 양을 세는 것에서 부터, 금방이라도 해를 끼칠 것 같은 괴물은 물론, 신비한 능력을 행사하는 요정도 있다. 개중에는 인간도 있다. 그들은 잠에 들지 않은 아이가 있으면 찾아와 각자만의 방법으로 잠에 들게 만들거나 또는 해를 끼치기도 한다.

책에는 그 중 몇가지가 실려있는데, 그걸 아이에게 들려주고 아이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걸 질문하고 하는게 잘 담겼다. 그리고 그것들을 듣고 생각하느라 머리가 복잡해져서 몽롱해하다가 잠이드는 것도 이런 이야기들이 어떻게 효과가 있는 것인지를 잘 설명한다.

실제 물건과 그림이 섞여있는 일러스트는 개인적인 취향에는 맞지 않았는데, 그래도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는 듯한 모습을 나름 나쁘지 않게 표현한 듯하다. 마치 여러 이야기를 듣다 잠에 빠져 뒤썩인 꿈을 꾸는 수지의 꿈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