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픽션’은 여덟 편의 소설을 담은 저자의 첫 소설집이다.

표지

우리는 픽션을 읽을 때, 대부분 모종의 기대를 갖기 마련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인 ‘해피엔딩’으로, 설사 주인공들에게 얼마나 심각하고 많은 어려움이 닥칠지라도 그 끝은 그것을 보상해줄만한 것이기를 기대한다는 말이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그렇게 많고 어려운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그 후에 맞이하게 될 결말이란 썩 긍정적이지 않아야 하는 것이 훨씬 더 이치에 맞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째서 사람들은, 과정이나 경과야 뭐가 어찌됐든 해피엔딩만은 있기를 바라는 걸까.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고난을 겪는 사람은 높은 확률로 그 고난때문에 비루한 삶을 겨우 이어가거나 최악의 경우 비참한 최후를 맞기 쉽다. 시련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맞이한다는 반전같은 건 없는 거다.

그렇기에 인간은 픽션에서라도 그러한 반전이 있길, 그럼으로써 초라한 거짓 위로라도 주어지길 희망한다. 일말의 ‘달콤한 픽션’을 원하는 거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표제와 달리) 전혀 독자의 그런 얄팍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않는 것들이다.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현실적인 이야기를 꽤나 진실되게 담아냄으로써 그딴 건 환상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날리는 것 같을 정도다.

그렇다고 수록작들이 대단히 냉정하고 염세적이냐 하면, 또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나마 가까운 것은 체념적인 것으로, ‘이런 것도 인생이지 뭐’ 하며 어떻게든 견디고 살아낸다는 식인 것에 가깝다.

오랜동안 여러 곳에 게재한 작품들을 모은 것이니만큼, 다양한 인간 핸태를 보여주면서 때론 사회비판적이기도 하고 철학적인 생각거리도 떠오르게 하는 작품들은 결코 쉽게 읽히지도 않고 그 자체로 읽는 재미를 주는 그런 부류의 것도 아니지만, 꽤나 볼만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