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키야 미우(垣谷 美雨)’의 ‘시어머니 유품정리(姑の遺品整理は、迷惑です)’는 유품정리를 통해서 인간관계와 인생에 대해 그린 소설이다.

표지

실로 대단히 솔직한 소설이라 하겠다. 유품에 얽힌 뭔가 대단한 비밀이 숨어있다든가, 시어머니에게 어떤 비밀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그게 하나씩 풀리면서 뜻밖의 사실을 맞이하게 된다든가 하는 식의 반전같은 게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유품을 정리하며 시어머니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다시 되새김하고 때로는 자신의 삶을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잔잔하게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것 없이 평이하게 정리하는 이야기만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겉과 달리 심적인 부분에서는 꽤 많은 변화를 느낀다.

당장 시어머니에 대한 인상부터가 그렇다. 처음에는 좀 꼰대스러운 오지라퍼인데다, 불필요하게 여러 물건들까지 쌓아두는 바람에 남은 사람들까지 번거롭게 만든 살짝 민폐스러운 느낌까지 드는데, 막상 그 안에 어떤 마음이나 생각이 담겨있는지를 조금씩 알게되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기 때문이다.

주변인에 대한 것도 그렇다. 처음엔 낯설고 괜히 마뜩지 않은 부분들만 밟히지만, 조금씩 알아갈수록 그들의 말과 행동도 이해가 되고 반대로 섣불리 편견을 가졌다며 자기 반성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들과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꽤나 전형적인 이웃 관계를 맺고있는데, 그렇기에 이런 저런 일들을 서로 맡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가 하면, 기꺼이 도움을 주려고도 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현대의 얄팍하고 개인적인 인간관계를 은근히 비판하기도 한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