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번째 세계의 태임이’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청소년 SF 소설이다.

표지

인간은 계속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그걸 후회한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문화가 바뀌어도, 과학과 논리가 쌓인다고 해도 이것은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인류라는 종의 근본적인 어리석음같기도 하다.

그 후회의 상세는 조금씩 다를지언정, 후회라는 감정과 그를 바꾸고 싶다는 욕망이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를 상상하는 것에 흥미로워 하는 것은 어쩌면 그렇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이야기를 그린 이 책도 그런 점에서는 꽤 흥미롭다. 특히 핵심이 되는 과거를 바꿈으로써 현재의 변화를 꽤한다는 점에서 소설은 꽤나 과거의 시간여행물을 보는 것 같은 일종의 향수를 느끼게도 한다.

나름 고전적인 시간여행물을 떠올리게 하는만큼 중반까지의 이야기는 나름 볼만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시간여행에 어떤 한계점을 정해뒀다보니 이야기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그래서 중후반에 새로운 설정을 끼워넣으며 그것 정리하려고 시도하는데, 안타깝게도 그게 썩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물론, 저자가 전달하고자 했던 ‘구원’이라는 것을 강화해준다는 나름의 의의가 있긴 하다.

그러나, 거기에 내로남불적인 면이 있다보니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은 아닌데다, 후반부가 전반부를 쫌 부정하는 성격을 갖고있다보니 앞뒤 이야기가 썩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비록 과학적으로 면밀한 것은 아니었지만, 영화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1984)’나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1985)’가 몰입감있고 재미가 있었던 것은 이야기 전개와 그를 위한 배경 설정이 나름 일관되고 주요 변화가 있을때는 납득할만한 설명을 덧붙였으며 세세한 오류는 무시할만한 오락성까지 갖추고 있어서다.

그런점에서 이 소설은 일관된 설정을 이어가지도 않은데다, 그것을 덮을만한 설득력이나 오락성을 보이는 것도 아니라서 결국 ‘왜 그렇게 되는데?’라는 의문을 남긴다.

너무 여러가지를 섞으려 하기보다는 한가지 아이디어만을 진득하니 발전시켰으면 어땠을까 좀 아쉽다.

이 리뷰는 책세상맘수다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