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를 부탁해’는 고양이 전문 탐정사무소와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아인이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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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전문이라는 이 이상한 탐정은 애초에 탐정 사무소를 차린 것부터가 고양이를 찾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시하고 있는 고양이가 있으니, 엘리자베스라고 이름붙은 검은 고양이다. 그는 그 고양이를 찾기위해 동네 초딩들에게 현상금까지 걸면서 노력하지만, 얼마나 잽싸고 잘 숨는지 목격담만 난무할 뿐 아직 성과는 없다.

그런 탐정네에 엄마의 압력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과 그들의 아픔을 담고있다. 고양이를 잃어버린 사람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아빠의 부재와 언니의 빈자리.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하나씩 펼쳐보면서 작가는 비록 노골적이지만 우리가 잊지말아야 할,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사건들을 다시금 일깨운다.

그러면서 그런 사건들을 겪으며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잘 담았는데, 특히 그들에게 가해지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우리 사회의 이기적이고 잔혹한 측면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그것들은 지금 다시봐도 어떻게 그런 생각과 행동이 가능했던 건지 새삼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소설은 어둡고 암울하지만은 않다. 거기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는 모습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측면이나 빠져보이는 부분도 있었고, 고양이 탐정이라는 이야기를 풀어서 가족의 이야기로 재배치 하는 것도 소설이라는 특성상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이 보였지만1, 주인공인 아인과 가족들의 성장이나 그들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같은 이야기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혹자는 이제 그만 좀 하라고, 식상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야말로 우리가 계속 해야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1. 그래서 영상물이었다면 더 나았겠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