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괴괴: 성형수’는 웹툰 기기괴괴 연재본 중 성형수 외 총 여섯개의 에피소드를 담은 세번째 단행본이다.

표지

가짜로 만들어낸 이야기일수록 더욱 개연성이나 핍진성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전개에 공감을 할 수 있으며, 공감을 해야만 이야기에 몰입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꼭 그렇지는 않은 장르가 있다면 심령/공포 분야다. 애초에 자연적이지도 않고 인과에서도 벗어난 것들을 소재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장르에서는 애초에 이야기에 현실성은 없는만큼 그럴듯함보다는 얼마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깜짝 놀래키거나 은근한 소름을 돋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 잘 만들어진 편이다. 먼저 아이디어가 꽤 재밌다. 단순한 상상력을 구체화도 잘했고, 거기에 조금씩 살을 붙이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것도 흥미롭다.

오롯이 비현실적인 존재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거기에 휩쓸린 인간들이 이야기의 주체이다 보니 은근히 공감점도 높다. 종종 나오는 혐오스러운 장면들도 의외로 현실감을 준다.

책 인간들은 특별한 현상이나 아이템을 만났을 때 결코 정도를 지키는 법 없이 벗어나는데, 그것이 중간에 충분히 탈출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들이 멸망에 이르게 되는 것을 더욱 두드러지게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초자연적인 기묘한 일들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의외로 사회 비판적인 면모도 있다.

설정이나 구성이 좋았던 만큼 이야기도 꽤 재미있었다. 이 책의 주요 에피소드인 ‘성형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는데, 확시히 그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나 싶다.

웹툰을 거의 편집없이 그대로 옮겨 단행본을 만들었다만 컷 분할이나 크기가 나쁘지 않아서 읽는데는 전혀 불편하지 않다. 다만, 여백이 많은만큼 생각보다 분량이 적은 것은 조금 아쉽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