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의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Terre des hommes)’는 작가가 비행 조종사로서 겪은 경험과 생각들을 엵은 산문집이다.

표지

경험을 담은 산문이라면 현대로 치자면 일종의 ‘일상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로 가볍지만 그 와중에 어떤 인생의 깨달음도 담은 그런 글을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생텍쥐페리의 이 산문집은 무슨 철학서나 그런 의미를 담은 소설마냥 무겁고 진중하다. 그건 아마도 비행사인 그가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처지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그의 동료 중 여럿은 비행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거나, 폐인이 되어서 간신히 살아 돌아오기도 했다. 당시의 비행이란건, 항로도 채 다 개발되지 않은 등,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 역시 여러번 불시착을 하는데, 그가 비행하던 항로 때문인지 유독 사막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그는 사막에서 자연을 보고, 별을 보고, 불빛을 보고, 사람을 봤다.

거기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적은것인데, 이게 생각보다 어려워 잘 들어오지가 않는다. 하긴, 동화같기도 한 어린 왕자마저 그런면이 없잖아 있었으니, 그냥 쓴 글이면 오죽 하겠나 싶기도 하다.

신기한건 어떤 내용의 글을 읽어도 묘하고 쓸쓸하고 서글픈 느낌이 든다는거다. 어쩌면 곳곳에서 죽음과 연결된 것을 찾을 수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어린 왕자의 기원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그의 비행사로서의 경험과 그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린 왕자에서의 그것과 많이 닮아서 인 듯하다. 또 여우나 장미 얘기도 나오는데, 그것들도 어린 왕자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어린 왕자가 얼마나 그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인가를 새삼 알 수 있다.

소설처럼 죽 이어지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것은 아니지만, 어린 왕자를 좋아했다면, 그의 생각을 더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