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 슈헤이(羽田 周平)’의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手塚治虫のブッダ救われる言葉)’는 ‘데즈카 오사무(手塚 治蟲)’의 대표작 중 하나인 ‘붓다(ブッダ)’를 다룬 책이다.

표지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이 책을 쓴 사람은 전혀 데즈카 오사무가 아니라는 거다. 실제로는 마치 참여한 것처럼 살짝 표기해둔 하타 슈헤이의 책이라고 봐야한다.

그걸 일본에서는, 마치 이 책 자체를 데즈카 오사무가 쓴 것처럼, 데즈카 오사무의 이름만 표지에 박아두는 등 마케팅이 지저분해서 이에 불만을 토하는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에 비하면 한국어 판은 그림과 해설을 표지에서부터 명확하게 표기했으며, 본문 전에 이 책은 어디까지나 해설서를 번역한 것이라는 것도 밝히므로 양반인 셈이다.

만화의 해설서인 만큼, 이 책은 만화를 본 이후에 보는 게 좋다. 책 속에 원작의 컷이나 대사 등을 일부 수록하기도 했지만, 정말로 아주 일부만 수록했기 때문에 수록분만으로는 어떤 장면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더 그렇다. 원작 컷 밑에 덧붙인 해설글에서 일부 상황을 설명하기도 하나 그것도 충분하지 않아 물음표를 띄우는 경우도 있으므로 만화가 궁금해서 보기에는 이 책은 별로 적절하지 않다.

이는 이 책이 데즈카 프로덕션에서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좀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마케팅으로 데즈카의 책처럼 내놓기도 했었으니 더 그렇다. 적어도 이야기하는 부분 정도는 다 실었어, 원작의 해당 장면을 보고 그에 대한 해설을 읽을 수 있게 했으면 어땠을까.

해설 내용도 생각보다 만족스럽지는 않다. 만화에서는 부족했던 불교적인 내용이나 상황을 설명해서 나름 해설서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도 하나, 그렇다고 불교를 깊게 다루는 것은 아니며 만화를 면밀하게 분석한 것 역시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뜬금없어 보이는(또는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 나올 때도 있다. 그게 이 책을 생각보다 가볍게 만든다.

편집도 아쉽다. 이야기 순서를 따라가지 않으므로 얘기하는 장면이 원작 만화 어디(몇권 몇쪽, 또는 몇화 등)에서 나온 것인지 표기했으면 좋았으련만 그러지 않기 때문이다. 꼼꼼하게 만들어진 책은 아니란 느낌이다.

이런 덧붙임 정도의 해설이었다면 차라리 영화 코멘터리처럼 이야기를 따라가며(즉, 만화를 보며) 해설도 같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는게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