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연애실록 1’은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궁중 로맨스다.

표지

실제 조선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아니다. 매 화마다 붙는 ‘해종실록’이라는 기록물도 만들어진 것이고, 해종이라는 왕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왕이며, 그 외 주요 인물이나 사건같은 것도 다 창작된 것이다.

물론, 완전한 순수 창작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 역사 요소나 이야기 같은 것을 일부 가져왔는데 그래도 어디까지나 모티프나 참조 정도라서, 적절히 조선 시대의 느낌을 내면서도 역사 왜곡 등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이야기에 대한 몰입이 깨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선을 그어뒀다. 단지 시대극적인 배경이 필요했던 것인만큼, 적당한 수준에서 역사 요소를 잘 사용한 셈이다.

그런 시대 배경을 기본에 깔고, ‘흑단(黑團)’이라는 도적집단이 일으키는 국가적인 문제, 정치 권력을 두고 펼쳐지는 수 싸움, 그리고 그런 문제들을 타파하기 위해 세자가 비밀리에 나섰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소설을 꽤나 흥미롭게 만든다. 같은 관계여도 좀 더 색다르게 느껴지게 상황을 꾸미기도 하고, 단순한 궁정 로맨스 뿐 아니라 부가적인 것들도 덧붙음으로써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풍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각 화의 시작을 ‘해종실록’의 일부 발췌 내용으로 시작하는 구성도 좋았다. 일종의 미리보기의 효과도 낼 뿐더러, 역사에는 어떤 식으로 기록되었는지를 보여주며 실제(본문)와의 차이를 느끼게도 하고, 무엇보다 시대물로써의 분위기를 계속 붙잡아준다.

본문의 이야기 중 상당수는 현대적인 캐릭터 요소들을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쫌 조선 코스프레를 한 현대 로맨스에 가까울 정도로 시대감이 떨어지는 감이 있다. 해종실록을 그것을 계속해서 시대물로 되돌아오도록 보완하는 역할을 해준다. 그를통해 결과적으로는 사극과 현대물 양쪽이 결합된 퓨전 사극의 느낌을 잘 만들어낸다.

주요 캐릭터 중 하나에 착각물 요소를 변형해 넣은 것도 좋아서, 이게 뻔하면서도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를 실로 잘 형성한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