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츠(The Beats)’는 유전공학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표지

인류가 최종적으로 맞딱뜨리게 될 종말론적인 상황 중 하나가 식량위기다. 일부러 다이어트를 해야 할 정도로 먹을게 차고 넘치는 지금으로선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그건 지금 환경이 그래도 썩 나쁘지는 않아서 그런거다.

그러나, 급격한 지구 환경 변화가 계속된다면 지금 흔히 볼 수 있는 옥수수마저도 제대로 자라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식물들을 전멸시킬만한 새로운 병충해가 발발해 씨가 마르게 될지도 모른다. 이익과 편의라는 것에 취해 식물종의 폭을 크게 줄여온 인간들의 행위는 한번의 문제로도 돌이킬 수 없는 조건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를 전혀 근본적으로는 개선하지않고 유전공학으로 잘 자라는 식물을 개발해 해결하겠다는 인간들의 발상은 꽤나 뜨악하면서도 또한 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렇게 형성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소설은, 종종 언급되며 불안감을 느끼게도 하는 유전자 조작 식물이란 소재와 SF의 단골 소재 중 하나인 기업국가를 붙이고, 실종된 동생을 찾는다는 일종의 미스터리, 모험 요소를 집어넣어 꽤나 흥미를 끈다.

소위 YA 소설처럼 특별한 공간에 모이게 된 젊은이들이 결국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상황을 해쳐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야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SF적인 설정이 그렇게 탄탄하지가 않다. 식량난으로 전쟁까지 벌어진 결과가 다국적기업의 식물 독점이라는 이상한 형태로 맺어졌다는 것도 그렇고, 전쟁까지 일으킬만큼 생산량 감소가 문제시되는 기상이변이 일어난 상태인데도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거래할만큼 과일과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는 것도 앞뒤가 안맞으며, 베이츠의 실체가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뭔가 디스토피아스럽고 부정적인 SF 요소를 적당히 섞어놓은 것 같은 것이 왜 그래야 하는지, 냉정하게봐도 과연 그게 생산성이 있기는 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여기저기 좀 걸린다.

너무 여러가지를 집어넣으려고 한 것 같기도 하다. 좀 살을 쳐내고 정리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