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시블린(Eric Siblin)’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The Cello Suites: J. S. Bach, Pablo Casals, and the Search for a Baroque Masterpiece)’는, ‘음악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무반주 첼로 모음곡(The Cello Suites)’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낸 책이다.

표지

목차는 각각 6개의 꼭지를 가진 6개의 장이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구성과 제목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주제를 생각하면 꽤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각 꼭지의 제목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것은 아닌데, 어차피 작곡가와 대표적인 연주가의 생애를 돌아보는 것이라 딱히 꼭지 제목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서 이렇게 한 듯하다.

대중음악 평론가로도 활동했던 저널리스트이자 영화제작사, 또한 바흐 애호가인 저자는 크게 4가지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가장 먼저 연주곡에 대한 소개와 감상을 말하고, 그 후 바흐의 생애에 대해서 살펴본 후,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알렸다 할 수 있는 파블로 카잘스의 얘기로 갔다가, 끝에서 저자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이것들은 얼핏 상이해서 안 어울릴것 같은데, 연결을 잘 해서 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읽어 갈 수 있다. 작가의 글쓰기 역량이 엿보인다.

책의 대부분은 바흐와 카잘스가 어떤 생애를 살았느냐를 다룬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상은 어떠했으며, 그래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슨 일들을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일종의 전기같은 느낌도 든다.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라 일부 어려운 점도 있으나, 서사가 있는 이야기라 큰 부담없이 따라갈 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대한 경외랄까 기대도 싹트게 된다. 그럴거라고 생각했는지 QR코드를 이용해 미리듣기도 할 수 있도록 해둔게 센스있다.

바흐의 생애를 다룰때는 어떤 면이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연결되는 지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워낙 알려진게 적어서 그런지 대부분이 추측이다. 심지어 바흐의 생애마저도 불확실하고 설명되지 않는 면모가 꽤 보인다. 그래서 좀 이상해 보이는 면도 있다. 이는 이 책이 빈 곳을 상상으로 채워넣어 쓴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래서 ‘불멸의 연인(Immortal Beloved, 1994)’이나 ‘아마데우스(Amadeus, 1984)’처럼 소설적인 재미는 없다. 그래서 더욱 그런 픽션으로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어판 제목인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는 책과 다소 안어울리는 면모가 있는데, 마치 곡의 발생이나 원본을 찾는 것 처럼 주제가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잘스나 작가의 이야기는 다소 뜬금없어 보이기도 한다. 좀 다른 제목을 붙였으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