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커뮤터(The Commuter, 2018)는 기차 안에서 음모에 휘말린 한 보험 판매원이 그 상황을 해쳐나가는 이야기를 다룬 액션 영화다.

한국 포스터

제목인 커뮤터는 주인공이 출퇴근을 위해 10년간 이용한 통근열차(Commuter train)를 의미한다. 이곳에서 어느 날 은밀한 제안을 받게 되는데, 그리고는 곧 원치 않게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게 안 좋은 일과 연관되어있음을 알아채고 회피해보려고도 하지만 그게 불가능함을 깨닫고는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노력한다.

영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영화에서 먼저 눈에 띄는 건, 역시 액션 스타로 떠오른 리암 니슨의 연기다. 나이나 보험 판매원이라는 설정 때문에 시원하게 터지지는 않지만, 액션도 나름 볼만하고 표정 연기도 꽤 괜찮다.

물론 60대인데도 젊은이들과 몸싸움이 되는 건 좀 이상해 보이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엄청난 강함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비록 10년이나 지났다곤 하지만 ‘전직 경찰관’이라는 설정이 대충 넘어가게도 해준다. 이는 또한 특정인을 찾으라는 갑작스러운 요구에도 나름의 대처를 보여주는 걸 설명해 주기도 한다. 처음 보는 여자가 기묘한 제안을 하고 사라진다는 시작도 꽤 흥미로워서, 뭐가 있는 건지 이것저것 상상해 보게도 했다.

문제는 왜 주인공에게 그런 이상한 제안을 하고 일을 시키는지 설명이 안 된다는 거다. 물론 목표가 누군지 모르고, 주인공의 지인이 주인공의 자금 사정을 배려해 그렇게 한 거라는 얘기가 나오긴 한다. 하지만, 이미 다른 장면을 통해 손쉽게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몰살도 불사하며, 기차를 탈선시킬 정도로 과감한 짓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 정도면 자칫 목적 달성이 어긋날 수 있는 이런 짓을 벌이기보다 처음부터 강도로 위장해 승객을 죽이거나, 아예 기차를 폭파해도 됐을 거다.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는 거다.

주인공의 활약상들도 (비록 밑밥을 깔아놓긴 했다만) 따지고보면 무리한 게 많다. 훨씬 젊고 건장한 사람과도 나름 맞장을 뜬다던가, 기차를 따라잡고, 맨손으로 달리는 열차를 분리하기도 한다. 늙은 보험 판매원의 활약으로 보기엔 아무리 봐도 좀 무리 아닌가;

다행인 건,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꽤 볼만 하다는 거다. 직전에 봤던 영화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그런지 더욱 이야기도 액션도 괜찮아 보였다. 나쁘지 않게 즐겼다는 얘기다. 어찌 보면 반전 없는 단순한 이야기도 나름 깔끔하게 잘 마무리한 것처럼 느껴졌다.

영화 안에서 뭔가 심각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큰 의미는 없고, 그냥 가벼운 액션 영화로 나름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