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퉁이 집’은 꽃을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

꽃을 주요 소재로 삼고, 그걸 꽤나 흥미롭게 사용한 소설이다. 각 에피소드들마다 주제라 할 수 있는 꽃을 이야기하고 거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내놓으면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한마디’와 그녀가 오랫만에 온 고향에 이사온 기묘한 남자들이 얽히면서 풀어내는 현재의 이야기, 그리고 아마도 그런 현재의 인연으로 이어질 일제 강점기의 이야기 두가지를 조금씩 풀어내는 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현실과 몽환적인 판타지, 그리고 역사라는 세가지 주요 요소는 각각의 색이 강한만큼 잘 섞이지 않는 모습도 보이는데, 그런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한편으로 그것이 어떤 식으로 퍼즐처럼 맞춰질지 궁금하게도 하기 때문에 의외로 계속해서 보게 만들기도 한다.

흥미를 끈다는 점에서는 꽤 양호한 셈이다. 이야기도 크게 무리하거나 그렇게 급박한 게 없어 무난하게 따라갈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그런것과 달리 생각보다 잘 읽히지는 않는다. 부분부분 좀 걸리는 문장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표현이 낯설어서 한번 더 생각하게만드는 것도 있지만, 선뜻 이해가 안되는 묘한 것도 더러 있다. 좋게 말하면 몽환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분위기는 그렇게 조성하더라도 내용은 분명해야한다고 생각하기에 썩 취향은 아니었다.

그 외에도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옮겨갈때의 처리라든가, 전지적 작가로서 인물의 행동이나 심리를 직접적으로 적어 전달하려 하는 것도 썩 좋게 보이지는 않았다. 이런 점이 소설로서는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