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꽤나 철학적인 주제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보통 소설을 선택할 때는 시놉이라든가 적어도 어떤 유형의 이야기라는 정도는 확인하기 마련이다. 그렇지 않으면 개인 취향 등에 안맞아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이 소설은 꽤 도전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거였다. 어떤 소설인지 알만한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시작은 꽤나 나쁘지 않았다.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을 이용해 흥미를 끌고, 그걸 소설 속 인물과 이야기로 흘러가게 잘 이어붙인 편이라서다.

주요 인물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볼만했다. 세 가족의 흥망과 그 과정에서 불거지는 갈등같은 것들도 나쁘지 않고, 캐릭터 성격이 요즘 소설같지않게 좀 단편적이긴 하지만 그덕에 이야기가 분명하고 잘 읽히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구성이 단순해서 더 그렇다.

이건 이 소설의 성격이 그러해서 그렇다. 얼굴을 소재로 인간에 대한 다소 이상적인 이야기를 담고있다보니 전체적으로는 꽤 권선징악스러워서 다소 동화적인 이야기로 느끼게 한다. 아무래도 미리 생각해둔 주제를 위한 소설을 쓴 것이라 그렇게 된게 아닌가 싶다.

이건 뜻밖의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도 한다. 중간 전개를 요약하는 식으로 퉁친다든가 큰 사건같은 걸 은근슬쩍 뭉개도, 그런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다보니 대충 넘어가게 해준다는 점이 그렇다.

오타도 많은데다 ‘다름 아니다’같은 이상한 표현을 즐겨 사용한 문장도 썩 좋진 않지만, 그래도 잘 읽히는 것 역시 비교적 단순한 캐릭터와 구성, 전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런 걸로는 읽기 경험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단순하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심심하다거나 하지않도록 이야기에 계속 굴곡을 줘가면 끌어가는 것도 잘했다. 그래서 생각보다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도 잘 전달되서, 애초에 이 소설을 써야겠다고 했던 저자의 목표도 잘 이뤄냈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