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베일리’의 ‘플립 사이드(The Flip Side)’는 인생에 대한 독특한 메시지를 던지는 로맨스 코미디다.

표지

시작이 사뭇 끔찍하다. 대체 일이 어쩌다 그렇게 된 건지 냉정하게 따져보기엔 마치 몸을 지탱하고 있는 바닥이 통째로 흔들리는 것 같다. (런던아이 캡슐에선, 물론, 실제로도 그랬을 것이다.)

주인공인 ‘조시’에게는 나름 완벽한 삶과 이후의 인생 계획이 있었다. 그것은 마땅하고 만족스러웠으며, 단지 생각에서만 머문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것이기도 했다. 거기서 한발을 더 내딛었을 때, 조시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렇게 맞이하게 된, 어쩌면 최악인 것만 같은 새해에, 그는 자신이 믿어왔던 현실과 계획, 생각을 모두 접고 다르게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바로, 동전 던지기로.

이런 기본 설정은 사실 좀 황당하기도 하다. 충격적인 일이 한꺼번에 닥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배트맨 시리즈의 빌런 ‘투페이스’의 서사처럼, 인생관이 달라질만한 결정적인 것으로까지는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게 마냥 황당한 것으로만 여겨지지는 않는 것은 이 소설이 일종의 코미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부러 흔치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등 상황을 다소 과장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가볍고 유쾌하게 그려나가기 때문에 동전 던지기라는 운에 기대는 행위도 다분히 긍정적으로 비쳐진다. 당연히 그를 통해 얘기하려는 바 역시 그렇다.

우리는 때로 인생에서 무슨 정답같은 것을 찾으려고 애쓴다. 빽빽한 계획을 세우고 그를 위해 말 그대로 삶을 갈아넣는 것도 다 그 정답같은 삶을 이루기 위해서다.

소설은 이런 답답한 현대인들의 삶을 다시, 조금 더 느슨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아무리 철처하게 계획해도 결국 실패하고 후회하게 될 수 있다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 아닐까. 아니, 오히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실패했다는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데다 뜻밖의 성취에 더 기뻐할 수도 있으니 차라리 되는대로 끌리는대로 해보는 게 (똑같이 실패하든 성공하든) 더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게 인생의 이면이 아닐까.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