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 유라기(御堂 ユラギ)’가 쓰고 ‘와타(緜)’가 일러스트를 그린 ‘나에게 트라우마를 준 여자들이 힐끔힐끔 보고 있는데, 유감이지만 이미 늦었습니다(俺にトラウマを与えた女子達がチラチラ見てくるけど、残念ですが手遅れです) 1’은 꽤 볼만한 학원 로맥틴 코미디물이다.

표지

구도는 꽤 단순한 편이다. 왜냐하면, 작가가 딱히 서술적인 장치같은 걸 사용하려고 하지 않고 거의 직설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넓게보면 이 소설도 일종의 착각물이라고 할 수 있다. 착각물은 대부분 독자는 알고있는 것을 등장인물들은 몰라서 생기게 되는 오해들을 재미있게 그리는데, 그런 점에서는 꽤 정석적인 방식을 택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소설이 드라마이며 일종의 로맨스이기도 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좀 아쉽게 느껴진다. 보통은 독자도 헷갈려 할만한 오해 상황들을 보여주고, 캐릭터들간에 미묘하게 엇갈리는 대사 등을 이어가면서 의문을 품게 했다가, 엇갈리게 되었던 것들이 사실은 어떻게 되었던 것인지를 풀어내면서 오해가 해소되는 식으로 전개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미묘한 감정선도 더 잘 살릴 수 있고, 줄타기를 하는 것 같은 안타까움, 그것이 해소됐을 때의 카타르시스도 더 강하기 때문이다.

소설의 전개 면에서는 좀 아쉬움이 있는거다.

설정과 표현도 다소 좀 아쉽다. 주인공이 일종의 인간불신에 빠졌다는 것 치고는 하는 행동이라든가 내뱉는 대사가 도저히 조용히 살겠다는 놈의 그것처럼 보이지 않아서다. 성격도 착하고, 공부도 뛰어나며, 스포츠까지 잘한다는 설정은 더더욱 그렇다. 좀 공감점을 찾기 어려운 이상한 캐릭터인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썩 나쁘지 않은데, 개별적으로 보았을 때는 걸리는 부분들이 있는 것들도 계속해서 쌓이면서 나름 일관된 흐름과 상황을 만들면서 캐릭터성을 합리화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얼핏 단순한 학원 코미디물같으면서도 묘하게 어두운 분위기를 느끼게도 하며, 이야기도 전체적으로는 꽤 괜찮은 편이다.

이후 전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CBCM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