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노 미키(凛野 ミキ)’의 ‘내가 강하게 만들고 싶은 신(わたしが強くしたい神)’은 쪽박 소설가와 기승전근력운동녀의 미친 캐미를 보여주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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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때는 현대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일종의 판타지물이라고 생각했는데, 한방 맞은 느낌도 든다. 전혀 판타지와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컨셉으로 반 이상을 먹고 들어가는 만화라고 할 수 있겠다. 어쩌면 별 재미라곤 없을 소설가와 소녀의 만남을 캐릭터에게 독특한 개성을 부여함으로써 기가막히게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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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소설가가 쉽게 넘어서기 힘든 한계라는 벽을 불행인지 다행인지 빨리 느끼게 된 한 쪽박 소설가가 우연히 웬 이상한 여고생(아마)를 만나면서 시작한다. 자기에게 자신감도 없고 심지어 자기 작품의 문제점도 명확하게 집어낼 수 없는 그에게 소녀는 정신이 나갈 것 같은 해답을 내놓는데, 어찌나 진심으로 말하는지 막 설득당하려고 한다.

소녀는 이 차원이 다른 아스트랄함과 말 그대로 코믹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높은 텐션을 계속해서 밀어붙여 잠시의 황당함을 넘어 웃긴 지경에까지 이르게 한다. 물론, 나쁜 쪽이 아니라 좋은 쪽으로.

확고한 캐릭터 성을 구축하고 그것을 일관되게 유지했다는 것은 이 작품의 장점 중 하나다. 생각보다 현실적이며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내는 소설가와 그와는 정 반대로 비현실적이고 밝으며 긍정으로 가득한 소녀는 궁합도 좋다. 이 둘의 시너지는 이 작품만의 것이라 할만한 흐름을 만들어내어 웃으며 만화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스텝업 코미디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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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독특한 캐릭터와 황당한 상황만을 이용하는 코미디물이 아니라는 점도 좋았다.

운동소녀라는 컨셉에 맞게 책에는 굉장히 현실적인 운동법과 그 효과도 담고있는데, 이걸 육체활동이 적으며 어설프게 배운 것을 적당히 따라하려고 하는 운동치 소설가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운동을 할 수 있는 지식을 주기도 한다.

꾸준한 운동에 필요한 정신 개조(?)와 올바른 운동 지식까지! 생각해보면 참 교육적인 만화다.

굳이 몸매에 관심이 많은 여고생을 주연으로 등장시킨만큼 서비스컷도 많이 넣었는데, 좀 노골적이긴 하나 운동자세 등에서 이어지는 것이라 그렇게 억지스러운 것은 아니며 운동 지식을 얘기하는 등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을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게 해주기에 썩 나쁘지 않다. 서비스컷이 잦은 것과는 달리 소녀와 소설가를 느닷없이 이상한 상황으로 몰지않고 비교적 담백한 관계로 그렸는데 그것도 의외로 적절하고 좋았다.

전체를 너무 운동 에피소드만으로 채우지 않고 두 캐릭터 이야기를 은근히 밑밥으로 까는 것도 좋았다. 너무 눈에 선한 단순한 이야기기는 하지만 이게 있기에 다음 에피소드도 기대하게 되어 이야기 책으로서도 나쁘지 않게 읽을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