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나 캐헐런(Susannah Cahalan)’의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The Great Pretender: The Undercover Mission That Changed Our Understanding of Madness)’은 자못 충격적이었던 정신의학 실험을 추적한 책이다.

표지

정신의학은 모든 의학 분야 중 가장 불분명한 분야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암같은 물리적인 질환 원인과 그 증상을 발혀내면서 데이타베이스를 쌓음으로써 과학적인 치료행위임을 증명해온 다른 분야와 달리, 정신의학은 심지어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기저원인과 증상의 상관관게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증세를 보이는 사람을 ‘귀신에 씌였다’느니 ‘정신병이 들렸다’는 식으로 싸잡아 이르기도 했다.

당연히 그걸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도 크게 갈렸다.

그러다가 약 50년 전인 1973년,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David Rosenhan)이 소위 ‘로젠한 실험(Rosenhan Experiment; Thud experiment)’을 수행하고 그를 정리해 발표한 사이언스(Science) 논문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On Being Sane in Insane Places, 1973)’를 발표하면서 정신의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그로인해 여러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결국 그것이 긍정적이었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이 책은 그 실험을 추적조사하고 재구성하여 로젠한의 실험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나 그것이 무엇을 남겼는가 등을 비교적 자세히 알 수 있게 한다.

장점은 저자 본인이 유사 경험이 있어 로젠한의 실험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임에도 미리 편견을 갖고 그를 판단한 후 거기에 사실들을 끼워맞추려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가능한 정확한 사실에 기반해 로젠한 실험의 음과 양을 모두 담으려고 했다.

그렇기에 소설과 같은 속시원한 정답이나 결론같은 것을 얻을 수는 없다. 그래도 내용 자체가 꽤나 의미있고, 로젠한이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한 추측도 흥미롭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