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러스트(Kari Rust)’의 ‘외딴집(The House at the End of the Road)’은 여름방학 때 시골에서의 흥미진진한 만남을 그린 그림책이다.

표지

‘시골’이라는 단어에는 여러가지 감정이 담겨있다. 그 중 하나가 정겨움이다. 도시와는 달리 높은 건물 대신 숲과 나무, 산과 하늘이 있고 사는 사람의 수가 적은 대신 서로를 더 긴밀히 알고 그만큼 정도 비교적 더 깊은 편이다. 그러한 것들이 우리에게 따뜻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책에 담긴 아이들의 이야기도 그렇다. 마치 버려진 것 같은 외딴집에서 우연한 계기로 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자신들이 무례를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웃으며 대해주는 할아버지 덕분에 여름방학동안 아이들은 그곳에서 따스한 추억을 쌓게 된다.

생각해보면 할아버지에게도 좋은 일이었을 것 같다. 그렇게 외진 곳에서 홀로 살아가던 할아버지에게 오랫만에 서로 소통할만한 손님이 찾아온 것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선물도 준다.

아이들도 기특하다. 너무 오래되서 철거한다는 사람들로부터 집을 지키려고 하는가 하면 병으로 요양중인 할아버지를 위해 집에서의 추억이 담긴 선물을 선물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낡은 집은 결국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여름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서도 한동안 생각나고 내년에도 또 오고 싶겠지만, 그건 이뤄지기 힘들 것이다. 그래도 이번 여름동안의 일들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그리고 그 집은 아니더라도 내년 역시 할아버지와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딱히 신기한 사건이나 멋진 모험을 그린 것은 아니지만, 보고나면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