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S. 호버트’의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2부: 나무의 비밀 문’은 예언의 주인공과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 시리즈 2부다.

표지 1 표지 2

‘1부 공중에 떠 있는 집’은 꽤나 준수한 판타지였다. 새로운 세계관을, 거의 바닥부터 만들어내면서도 익숙한 것들을 많이 차용함으로써 지나치게 낯설지 않은 한편 소위 배낀 느낌이 나지도 않게 했으며, 기존 판타지 모험물의 장점들을 꽤나 잘 살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긍정적인 평들은 막 시작한 시리즈라서 기대감이 더해진 측면도 있었던지라, 아직 제대로 풀어내지 않은 이야기라든가 그 속에서 주인공과 친구들의 활약은 얼마나 흥미롭고 납득이 가게 그려낼지 조금 우려스럽기도 했는데, 그런 점에서 ‘2부 나무의 비밀 문’은 꽤나 괜찮은 후속작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당장, 1부에서 대충 수습하며 마무리했던 것들을 언제 그랬냐는 듯 뒤로 치워두지않고 이어서 그린 것부터가 좋았다. 이것은 단순히 시리즈가 연속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뿐 아니라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낼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부의 마무리가 갈등의 해소가 아닌 임시 해제였었던만큼 그것을 얼마나 잘 잊고 또 풀어나갈지가 2부에 대한 주요 평가점 중 하나였기에 이것은 자연스럽게 5부까지 이어질 이후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도 했다.

1부를 봤을 때 긍정적으로 보았던 장점들도 여전히 잘 살아있었다. ‘블락’과의 관계라는 기존의 문제 뿐 아니라 마치 불길한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꿈으로 시작한 새로운 떡밥, 그리고 거기서 이어지는 새로운 모험을 그리는 것도 흥미로웠고, ‘예언 속 룩스’라는 게 워낙에 거대한 떡밥같은 거라서 막 라이톤이 된 ‘이안’이 기대와 자신감이라는 면에서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어째서 놀라운 능력을 갖고있는 라이톤들조차 예언 속 룩스라는 존재를 귀하게 여기며 지켜내려 하는가 같은 것을 조금씩 전하면서, 그에 걸맞은 존재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도 잘 보여줌으로써 뜬금없이 등장한 감춰진 설정에 따라 원래 그랬다는 식으로 가는 게 아니라 이래서 그렇게 기다렸던 예언 속 룩스라는 거라는 걸 느낄 수 있게 한 게 특히 좋았다.

이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앞으로 어떤 전개를 보일 것인지 그 골자를 뻔하게 드러내 식상해질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반대로는 그게 어떻게 이뤄질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해서 이후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노골적인 성장 곡선의 예고는 사실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것이기도 했어서, 굳이 감추려하기보다 차라리 이후의 성장을 기대하도록 한 게 좋았다고 본다.

라이톤 능력에 따라 정해진 5부라는 구성은, 이야기를 한부씩 진행해 나가며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기본 틀을 미리 정해두었다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전체 이야기의 완성도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1부를 봤을 때 느꼈던 감상 중 하나가, 이 시리즈는 판타지 소설이기도 하지만 어느정도는 어린이들을 위한 창작 동화의 성격도 갖고 있다는 거였는데, 2부에서도 그런 기조가 유지되서 방향성이 더 뚜렷해진 느낌이다.

독특한 판타지 세계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난관들을 해쳐가는 모험물의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우정과 정의 같은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일종의 찬사같은 것을 담고있다는 거다.

이야기 속의 여러 빌런들도 그것이 튀틀리거나 어긋났을 때 어떤 반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그런 메시지를 강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설로서의 재미도 있지만,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한 게 아니라 이런 교훈적인 면을 담고 있는 것도 청소년 문학으로써는 꽤나 긍정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책세상맘수다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