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브랠리어(Max Brallier)’가 쓰고 ‘더글라스 홀게이트(Douglas Holgate)’가 그린 ‘지구 최후의 아이들 2: 좀비 퍼레이드(The Last Kids on Earth and the Zombie Parade)’는 몬스터 대재앙 후 조금씩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험을 담은 시리즈 2번째 책이다.

표지

시리즈 1권은 요즘의 좀비물이 대게 그렇듯 어느정도 생물학 재해와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그게 2권에서는 등장인물이나 설정 때문에 좀 더 본격적인 판타지로 바뀐 분위기다. 사실 좀비도 과학보다는 판타지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이 차이는 사소한 것이기는 한데, 그래도 이게 1권과의 사이에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전권의 재미와 장점은 2권에서도 여전하다. 삽화가 내용의 일부로써 들어있고, 주요 장면에선 빠지지않고 삽화가 나오기 때문에 소설이면서도 마치 만화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나름 거창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모험물이면서도 기본적으로 코미디물이라 중간중간 등장하는 엉뚱한 장면이나 깨알같은 드립들도 웃음을 자아냈다.

그 중 일부는 한국에 맞게 완전히 현지화를 했는데, 나름 ‘요즘 애들’에게 먹힐 만한 것도 있는 등 나쁘지 않았다. 다만 개인에 따라 취향을 타겠다는 생각은 좀 들었다. 그래서 원문은 어떤 식이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대게 판타지물은 가상역사물이거나 이세계로 가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는데, 지구 최후의 아이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판타지를 끌어온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딱히 특별한 지식이나 능력을 얻지도 못했다. 물론 주인공 보정이 꽤 있긴 하다만, 고작 13살(그러니까, 중2 정도)의 나이를 생각하면 망해버린 세상 속에서 여러 몬스터들과 살아가며 닥쳐오는 문제도 해결하고, 심지어 스스로 ‘미션’을 세우며 삶의 재미까지 추구하는 걸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단순히 유쾌하고 흥미로운 모험을 그린 것 뿐 아니라 친구와의 관계라던가 더 나아가면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면도 있는데, 이것 자체도 의미가 있었고 모험과도 어색하지 않게 나름 잘 어우러진 것 같았다. 또 그런 고민들을 거치며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는 것도 보기 좋았다.

2권에서는 좀 더 ‘지구 최후’라는 사태에 대한 힌트들이 나왔는데, 여전히 모자란 면이 많아 아직은 그저 상상해보는 수밖에는 없었다. 아직 할 이야기는 많이 남아있어 보인다는 거다.

이제 3권에서 새롭게 등장할 적은 누구일지, 또 그와는 어떻게 맞서 싸울지, 그리고 지구 최후의 사태가 벌어진 배경이나 앞으로 지구는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