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벤더(Aimee Bender)’의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The Particular Sadness of Lemon Cake)’은 독특한 능력을 지닌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인 ‘로즈’가 가진 독특한 능력 때문이다.

그녀는 음식을 먹으면 그것을 만드는데 관여한 사람들, 멀게는 식재료를 만든 사람부터, 유통을 위해 가공한 사람, 가깝게는 그걸 요리한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왜 그녀만이 그것을 느낄 수 있는 걸까. 혹시 착각인 것은 아닐까. 단지 기분의 문제라거나, 어쩌면 정신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되었기에, 스스로도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로즈는 자신의 능력에 의문을 갖기도 하고 그걸 따라가는 독자 역시 왜 그런지 생각해보게도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계속 따라가다보면 그걸 아는 것은 물론 그런 능력 자체도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로즈의 능력은 설사 그녀가 알기를 원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그것을 마주하도록 만드는 장치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느닷없이 다가오는 타인의 날것에 가까운 감정은 그것 자체로도 기분 나쁠 수 있어 문제가 될만하나, 그게 가까운 사람의 은밀한 것이라면 훨씬 심각해진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까 하는 것에서부터, 그 사람과 터놓고 얘기할지나, 다른 사람에게 발설할지까지 여러가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개개인의 은밀한 비밀을 다루기 때문에 다소 판타지적인 소재를 사용했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신비롭거나 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꺼내놓기 때문에 좀 무거운 편이다.

그걸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솜씨가 꽤나 좋다. 전체적인 이야기 뿐 아니라 중간 중간의 장면들도 꽤나 인상에 남는데, 그게 이야기의 이면을 보여주기도 하기에 더 그렇지 않나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