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좌’는 인류 구원을 위해서 미래 지식을 갖고 회귀해 활약한다는, 연재 당시로서는 꽤 독특했던 이세계 회귀물이다.

표지

문장도 유치하고, 중2병스러운 대사가 때때로 오글거게 하기도 하며, 마치 뭔가 있을 것 같이 뿌려놓은 여러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고 뭉개버리는 문제도 있다. 특히 중후반을 넘어가서는 나름 반전이랄법한 것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필력이 떨어지면서 재미가 반토막나고 그 상태로 엔딩까지 허술하게 후닥닥 맺어버리는지라 뒷맛이 영 마뜩잖다. 그래도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랄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대부분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인간들이 해쳐나가는 지대를 7단계로 나눈것도, 그 자체로 여러 세계를 돌아보며 그곳에서 새로운 적이나 환경을 만나 해쳐나가는 맛을 줄 뿐 아니라, 힘과 관계를 리셋해 파워인플레 등을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었고, 주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도 꽤 괜찮았다.

굉장히 길어서 읽다보면 지칠때도 있는데, 지금에 와서는 너무 같은 설정에 같은 목표, 비슷한 전개의 소설이 많아져서 더욱 그렇다. 보면 진짜 마치 스킨만 다른 것 같은 느낌이거든. 그래서 만약 다른 걸 먼저 봤다면, 별로 큰 재미는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런 류의 시작을 연 소설인걸 생각하면 박한 평은 주기 어렵다.

그래도 잦은 오타와 어색한 문장이 난무하는 등, 마치 개인이 인터넷에 무료 연재한 것 같은 퀄리티를 보이는 것은 아쉽다. 유료로 판매하려거든 좀 퇴고를 했어야지. 이는 그렇게밖에 못쓴 작가도 문제지만, 그걸 최종 검토한 출판사의 책임도 크다.

분량 때문이라도 다시 보긴 버거운 소설이라, 사기는 좀 아깝고, 대여가 있다면 빌려보면 딱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