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거마인하트(Dan Gemeinhart)’의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The Remarkable Journey of Coyote Sunrise)’은 스쿨버스를 집 삼아 전 미국을 누비고 다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자동차 여행에 로망을 가진 사람은 꽤 많다. 그것이 자동차를 집 삼아 다니는 것이라면 더 그렇다.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고, 언제든 원하기만 하면 그곳이 숙박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물이나 음식 조달 문제라던가, 기름값, 주차문제 등을 제외하면 그렇다.

그런 점에서 미국을 누비는 선라이즈 부녀는 꽤 이상적인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엇보다, 어디든 다 주차금지거나 유료주차라서 함부로 댈 수 없는 비좁은 한국과는 달리, 넓은 미국을 누비기 때문이란 점이 크다.

그러나 실체를 들여다보면 이들의 여행은 일종의 도피를 하고 있는 것에 가깝다. 이들이 여행을 위해 정해놓은 규칙도 얼핏 재미있어 보이지만, 하나 하나가 다 그들의 도피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하더라도 현실은 계속 그 자리에 있다. 그리고 멀지않은 순간에 발목을 잡는다. 개중에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코요테에게도 그런 추억상자가 있다. 그래서 어쩌면 곧 흔적도 없이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를 상자를 찾기 위해 그녀는 로데오 몰래 비밀스런 작전을 펼치게 된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선라이즈 부녀는 어째서 어째서 지금처럼 생활하게 되었는지와 코요테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것이 스쿨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야기는 부분적으로 여행물의 형태를 띠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인간드라마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들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줄 뿐 아니라 선라이즈 부녀가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이것들을 꽤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감정 묘사도 상당히 잘 했는데, 심정을 직접적으로 그리거나 하는 대신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더 울컥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야기나 그에 담겨있는 감정들도 잘 공감되고, 몰입도 쉽게 되는 편이다. 그래서 보다보면 절로 이들의 여정을 응원하게 된다.

생각할 거리도 여러가지 담고있는데, 대부분이 일반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나는 어떤가, 어땠었나 돌아보게도 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