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슨 몽클레어(Allison Montclair)’의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The Right Sort of Man: A Sparks & Bainbridge Mystery)’는 매력적인 배경과 캐릭터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표지

소설의 배경은 제2차 세계 대전이 갓 끝난 1940년대로, 전쟁의 영향을 일상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을만큼 짙게 남아있는 시기다. 그것은 단지 무너진 건물과 같은 물리적인 흔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후유증이라던가 소중한 사람을 보내고 괴로워하는 것 등 정신적인 영향 역시 많다.

소설의 두 주인공 ‘그웬’과 ‘아이리스’는 그런 영향을 거의 직접적으로 받은 인물들이다. 그런 그들이 말하자면 새로운 시작으로써 벌인 일이 결혼상담소인데,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자의 장점을 발휘해 잘 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던차에 기묘한 느낌을 남기는 두 사람이 찾아오는 것을 시작으로 뜻밖의 사건에 발을 들이게 된다.

이 소설은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시대배경과 그러한 배경이기에 있을 수 있었던 캐릭터를 꽤나 잘 그려낸 것이 장점이다. 조금은 특출난 캐릭터들은 그러한 시대배경이 있기 때문에 황당하지 않으며, 반대로 당시에 부합하면서도 시대를 벗어난 인상은 묘한 매력을 느끼게도 한다.

그런 설정에 걸맞는 이야기도 꽤 잘 풀어내서 흥미롭게 읽힌다. 그런 데에는 시대 배경이 꽤 큰 역할을 한다. 과학수사 등이 발달한 현대에서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면 너무 쉽게 해결될만한 요소들이 있어 싱겁고 뻔하거나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과거를 배경으로 했기에 개개인의 번뜩임으로 극복해 나가는 것이 더 두드러지고, 이야기가 전환될 때에도 헛다리를 짚었다는 식으로 무능하게 비치지 않으며, 부닥쳐가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이 일종의 모험극처럼 느껴지게도 한다. 탐정물의 성격에 스파이물의 요소까지 더해져서 더 그렇다. 현대물에선 찾기 어려운, 옛날 이야기에만 있는 전개와 느낌을 좋아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만하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당시 사람들의 인식을 보여주면서 성차별 요소도 많이 말한다. 당장 여성 듀오를 주인공으로 삼고 남자를 비꼬는 식으로 그린 것도 그렇고, 심지어는 노골적인 발언들까지 넣어서 페미니즘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문제는, 그게 딱히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있지 못하다는 거다. 주인공들의 활약을 그린 이야기라는 면에서는 물론 살인사건으로부터 시발된 진실 찾기라는 면에서도 그렇다. 오히려 중간중간 초점을 벗어나게 하며 이야기 흐름을 끊기도 하기 때문에 ‘굳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얼마나 잘 고증이 된 것인지를 알만큼 영국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안다면 또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다만.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